
"대표님, 투자자 소개 좀 부탁드려도 될까요?" "안녕하세요 데이비드씨, 잘 지내셨나요? 잠깐 뭐 좀 여쭤봐도 될까요?(Hi David, hope you’re doing well. Can I ask you something quick?)"
매일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링크드인' 메시지함에 도착하는 메시지 DM이다. 간절하고, 절실하다. 그러나 대답은 늘 같다. "죄송합니다. 제가 투자 업무를 지금 하지 않고 있고, 투자자 소개하는 일은 하고 있지 않습니다"
나는 30년 동안 한국과 해외에서 투자회사와 회사를 동시에 경험했다. GE캐피탈과 산업은행에서 시작해, 8개국을 오간 크로스보더 투자 및 인수·합병(M&A) 프로젝트, 그리고 지금은 스타트업 멘토링과 해외 기업들의 글로벌 성장 전략 고문으로 일한다. 그 여정 속에서 한 가지 진실이 변하지 않았다. 돈은 ‘요청’에 응답하지 않는다. 돈은 ‘신뢰’에 반응한다.
투자자는 비전을 사지 않는다. 리스크를 관리한다. 많은 창업가가 “우리의 비전을 사고 싶을 것이다”라 말한다. 그러나 자본의 대리인들?벤처캐피탈(VC), 기관, 엔젤투자자?은 비전이 아니라 리스크를 본다. 그들은 ‘꿈을 중개하는 사람들(dream broker)’이 아니라, ‘책임의 관리자(steward of capital)’다. 그들의 임무는 자본을 지키는 것이다.
스탠퍼드대학 교수이며 미국 최고의 인공지능(AI) 전문가인 페이페이 리가 10장의 슬라이드로 2억달러(약 2857억원)를 끌어모았다는 이야기가 영감을 주지만, 그 배경에는 단순한 덱이 아닌 사회적 신용, 제도적 신뢰, 누적된 명성이 있었다. 신뢰는 문장으로 표현되지 않는다. 그것은 사람들이 당신을 대신해 회의실 안에서 당신을 ‘방어할 수 있을 때’ 만들어진다.
서양의 한 격언이 있다. “나비를 잡으려면 쫓아다니지 말고, 아름다운 꽃으로 정원을 가꿔라.”
좋은 관계나 기회도 마찬가지다. 물고기를 잡고 싶다면, 물고기가 좋아할 미끼를 잘, 그리고 꾸준히 준비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원하는 것은 ‘추격’이 아니라 ‘끌어당김’의 결과로 찾아온다.
<한경닷컴 The Moneyist> 데이비드김 테크저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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