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계법인의 감사 업무는 재무제표 검증을 넘어 기업 내부 의사결정에 필요한 정보에 신뢰성을 더해주는 서비스로 고도화하고 있습니다.”홍준기 삼일PwC 감사부문 대표(사진)는 최근 한국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상법 개정, 디지털 전환 등 기업 경영 환경이 변화하면서 감사의 개념이 빠르게 확장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감사는 단순히 재무정보만 검증하는 일이 아니라 기업이 사회 전반과 맺는 신뢰 관계를 관리하는 과정이 됐다”고 설명했다. 기업이 사이버 보안, 개인정보 관리, 리스크 대응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회적 책임을 요구받기 시작하면서다. 홍 대표는 “사이버 보안, ESG(환경·사회·지배구조) 데이터, 비재무정보 인증 등은 단순한 컨설팅이 아니라 ‘신뢰 인증’이라는 새로운 산업으로 발전하고 있다”고 했다.
이런 변화가 상법 개정과 중대재해처벌법 강화, 기업 지배구조 개선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회계의 본질인 이해관계자 간 신뢰 구축을 위한 범위가 기업의 외부 정보에서 내부 의사결정 과정으로까지 확장되는 단계에 들어갔다는 것이다.
홍 대표는 “기업 의사결정이 이사회 중심 구조로 개편되면서 독립이사와 감사위원회가 경영 판단의 근거로 삼을 수 있는 정보의 신뢰성이 중요해졌다”며 “그 정보를 회계법인이 검증하고 인증하는 서비스 수요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홍 대표는 작년 7월 감사부문 대표를 맡은 뒤 감사 업무 자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다양한 업무로 영역이 확대되고 있는 만큼 회계사들이 핵심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그는 “인공지능은 회계사가 더 창의적이고 가치 있는 업무에 집중하게 하는 기술”이라며 “올해부터 AI가 단순 반복 업무가 아니라 실제 감사조서 초안을 작성하는 체계를 도입해 3년 안에 감사 업무의 절반가량을 자동화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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