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한미약품의 목표주가를 줄줄이 상향 조정했다. 3분기 실적시즌을 앞두고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가 하향세를 나타내 ‘어닝 쇼크’(예상보다 부진한 실적) 가능성이 우려되지만, 신약 연구·개발(R&D)에 대한 기대가 커진 결과다.21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집계된 한미약품의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41만9000원이다. 최근 한 달 동안 10.26% 상향됐다.
한미약품에 대한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제시하고 있는 증권사 20곳 중 13곳이 최근 한 달 사이 목표주가를 상향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달 24일 새롭게 투자의견과 목표주가를 내놨다.
목표주가를 상향한 애널리스트들은 하나같이 한미약품의 신약 R&D 모멘텀을 배경으로 꼽았다. 내년 상반기까지 임상시험 결과 발표와 신약 허가 일정이 줄줄이 이어지기 때문이다.
우선 다국적제약사인 머크에 기술수출한 대사이상지방간염(MASH) 치료 후보물질 에피노페그듀타이드의 임상 2b상 결과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이 임상시험은 올 연말께 종료돼 내년에 데이터를 확인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허혜민 키움증권 연구원은 “작년 JP모건헬스케어컨퍼런스에서 머크는 에피노그듀타이드 데이터의 강점을 언급하며 이를 포함한 심혈관 질환 분야의 2030년대 중반 매출을 기존 100억달러에서 150억달러로 상향했다”며 “에피노그듀타이드의 임상 2상이 성공하면 면역항암제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의 특허 만료에 따른 머크의 매출 공백을 메꾸기 위해 키우는 주요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명선 DB증권 연구원은 “MASH 치료 후보물질인 에피노페그듀타이드와 에포시페그트루타이드의 글로벌 임상 결과 발표는 내년 한미약품의 가장 큰 R&D 이벤트가 될 것”이라며 “최근 MASH 치료제 분야는 노보노디스크가 아케로를, 글락소스미스클라인이 보스턴파마슈티컬스를, 로슈가 89바이오를 각각 인수하는 등 글로벌 빅파마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비만 치료제를 개발하는 국내 기업 중에서는 가장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는 평가다. 김선아 하나증권 연구원은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와 바이오텍들 전체를 통틀어 가장 오래된 비만 치료제 개발 이력과 다각화된 파이프라인을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미 시판허가가 가시권에 들어온 후보물질도 있다. 한미약품은 비만 치료용도의 에페글레나타이드의 국내 임상 3상 시험을 최근 종료했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매출이 발생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이외에도 한미약품은 △제지방 감소율이 낮은데도 높은 체중감소율이 기대되는 HM15275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GLP-1) 계열의 비만치료제의 부작용인 근육 감소에서 자유로운 HM17321 등의 비만 신약 후보물질들을 개발 중이다.
이에 더해 한미약품은 지난달 개최된 유럽당뇨학회(EASD) 연례학술대회에서 저분자화합물인 비만치료제 후보 HM101460을 처음 공개했다. 저분자화합물 기반으로 약물은 먹는 알약 형태의 경구용 제형으로 만들 수 있어 환자 편의성을 향상할 수 있다.
한미약품 주가는 EASD 행사에서 비만치료제 파이프라인들을 내세운 걸 계기로 지난달 중순 급등한 바 있다. 지난달 10일 29만1000원이던 주가는 같은달 24일 39만3000원으로, 9거래일 만에 35.05% 치솟았다.
하지만 전일 종가는 고점 대비 10.05% 낮은 35만3500원이다. 한승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증시에서 제약·바이오 섹터가 소외된 데 따른 차익실현과 3분기 실적 우려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한미약품은 3분기 기대 이하의 실적을 내놓을 가능성이 짙어지고 있다. 실적 발표를 앞두고 컨센서스가 하향되고 있어서다.
현재 집계된 한미약품의 3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577억원이다. 한 달 전의 602억원 대비 4.1% 하향됐다. 정이수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별도 기준으로 국내 전문의약품 매출이 증가하고 있지만, 해외 원료의약품(API) 수출 부진이 지속되고 있다”며 “R&D 비용 증가로 3분기 실적은 기대치를 밑돌 것”이라고 말했다.
한경우 한경닷컴 기자 ca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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