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특히 시총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투자 자금이 집중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 기간 외국인 투자자는 삼성전자를 8조9270억원, SK하이닉스를 8520억원어치 쓸어 담았다.
코스피지수가 9월 이후 3100에서 3800선으로 껑충 뛰어오르며 유가증권시장 시총도 9월 초 2583조원에서 이달 17일 기준 3087조원으로 504조원 불어났다. 이 기간 삼성전자 시총은 400조1680억원에서 579조5330억원으로 179조3650억원 급증했다. SK하이닉스 시총 역시 같은 기간 152조5160억원 늘었다. 9월 이후 유가증권시장 시총 증가액의 65.8%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종목이 만들어 낸 것이다. ‘코스피지수 상승=대형 반도체주 상승’이었던 셈이다.
9월 이후 KRX 반도체지수가 52.0% 급등하는 동안 다른 업종은 고전을 면치 못했다. 미국이 기준금리 인하에 나서면서 바이오 업종 주가는 하반기 주도주 후보로 자주 언급됐지만 반도체에 수급을 빼앗기는 바람에 제자리를 맴돌았다. 이 기간 KRX 헬스케어지수는 4.70% 오르는 데 그쳤다. 기존 주도주였던 한화오션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같은 기간 각각 1.52%, 7.81% 올랐다.
증권가에서는 당분간 ‘반도체 독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증권은 이날 4분기 코스피지수 예상 상단을 4050으로 조정하며 반도체 업종의 실적 추정치 상향을 근거로 들었다. 최근 한 달간 코스피200 상장사의 12개월 선행 순이익 전망치는 9.4% 상향됐다. 이 중 반도체 업종의 기여도가 8.8%포인트에 달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수출 단가 상승세가 가파르다”며 “반도체주가 이끄는 강세장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다만 무리한 추격 매수에 나서기보다 조정을 받아 저렴해진 종목에 눈을 돌리는 게 낫다는 조언도 적지 않다. 정상진 한국투자신탁운용 주식운용본부장은 “국내 증시가 대세 상승장에 진입한 만큼 돈을 벌 기회는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반도체 포모를 가질 필요가 없다”며 “조선·방위산업·엔터테인먼트 등 기존 주도주는 단순 수급 문제로 하락한 것이지 펀더멘털(기초체력)엔 문제가 없기 때문에 저가 매수할 만하다”고 말했다.
심성미/맹진규 기자 smsh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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