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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관 "필요하면 또 방미…APEC 전 합의보다 국익이 먼저"

입력 2025-10-20 18:05   수정 2025-10-21 00:57


한·미 양국이 오는 29일로 예상되는 경주 정상회담에서 관세협상 관련 ‘공동성명’을 발표하기 위해 막판 조율을 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상무장관과 협상 후 20일 귀국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필요하면 또 방미하겠다”면서도 “(협상 타결) 시점보다는 국익이 더 우선”이라는 원칙을 재차 강조했다. 정부 안팎에선 한·미가 공동성명에 합의하더라도 양해각서(MOU) 체결은 미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 장관은 이날 인천국제공항 귀국길에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협상 진전 상황을 묻는 질문에 “한·미 양국이 (3500억달러 대미 투자로) 한국 외환시장에 부담을 줘선 안 되겠다는 컨센서스(공감대)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달 말 경북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양국이 협상을 타결할 가능성에 대해선 “두 정상이 만나는 흔치 않은 계기이고, 이를 통해 협상을 만들어 보자는 데 어느 정도 (양국의) 일치감이 있다”고 했다. 다만 “(협상 타결) 시점보다는 (협상) 결과가 국익에 가장 맞는지가 우선”이라며 기존 협상 원칙을 재확인했다.

이 같은 발언은 하루 전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귀국길에 전한 양국 협상 분위기와 비교하면 다소 신중한 것으로 평가됐다. 당시 김 실장은 “대부분의 쟁점에서 실질적 진전이 있었다”면서도 “여전히 조율이 필요한 쟁점이 한두 가지 남았다”고 말했다.

김 장관은 ‘남은 쟁점’을 묻는 질문엔 말을 아꼈다. 미국이 여전히 3500억달러 대미 투자금 전액을 현금으로 요구하냐’는 질문엔 “거기까지 갔으면 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것”이라며 “상당 부분 미국 측에서 우리 의견을 받아들인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미 투자를 전액 현금으로 하면 외환시장에 충격을 줄 수 있다는 한국 측 입장을 상당 부분 받아들였다는 의미다. 김 장관은 “가능한 (현금 투자) 범위를 찾기 위해 마지막 움직임도 있다”며 양국이 절충안을 모색 중이라는 점도 내비쳤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 상황은 교착상태라기보다는 샅바 싸움 정도로 이해하면 된다”며 “다만 샅바 싸움도 교착상태로 다시 번질 수 있다”고 했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국회 국정감사에서 ‘한은과 미국 재무부 간 통화스와프 방안을 검토한 적 있냐’는 질문에 “통화스와프는 단기 유동성 목적인 만큼 (3500억달러와 같은) 장기 투자나 이런 목적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다”며 “한은은 (통화스와프를) 검토한 적이 없다”고 답했다. 모건스탠리는 이날 공개한 한·미 관세협상 관련 보고서에서 “3500억달러 규모 대미 투자금 중 현금 비중을 10%대로 하면서 구체적인 내용을 밝히지 않는 외환 안정 조치가 현실적인 타협안”이라고 내다봤다.

양국 협상 실무진은 지난 주말 양국 장관급 협상 결과를 토대로 미국 정부 측과 화상회의로 협상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협상에 정통한 관계자는 “이제 진짜 협상이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김 장관은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 측과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냐’는 질문에 “제 카운터파트인 러트닉 장관의 판단”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선 제가 드릴 말씀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인천국제공항=하지은/김대훈/강진규 기자 hazzy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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