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점주에게 소비자 할인 행사 참여를 유도하면서 할인 전 가격을 인위적으로 올리라고 권유했다는 의혹을 받는 배달의민족이, 이 같은 가격 부풀리기를 사실상 방치한 정황이 드러났다. 이에 배달의민족은 "외주 상담사의 개인 실수였다"고 해명했다.
20일 '공정한 플랫폼을 위한 사장 협회'가 받은 제보에 따르면, 배민 상담원은 한 입점 점주가 '배민 푸드페스타' 이벤트에 참여하기 위해 "가격을 올리고 할인해도 되냐"고 묻자 이를 제지하거나 경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푸드페스타'는 배민이 오는 31일까지 진행하는 할인 행사로, 앱 내 기획 코너를 통해 참여 업체들을 묶어 노출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다만 행사 참여 조건으로 '15% 할인 또는 3000원 이상 할인'을 적용해야 한다는 조항이 붙어 있다.
점주와 상담원의 통화 녹음 원본을 들어보면, 점주는 할인 부담을 호소하며 "음식 가격을 올린 뒤 할인해도 되냐"고 문의했고, 상담원은 "네. 저희에게 어뷰징(abusing·의도적 조작) (지침은) 따로 전달된 건 없어요"라고 답했다.
이 통화는 배민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김범석 대표가 지난 14일 국회 정무위원회 국정감사에서 '한그릇 배달' 가격 조작 의혹에 대해 질의받은 다음 날 이뤄졌다. 당시 김 대표는 "만약 그런 상황이 있었다면 회사 정책이 아니라 실수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한그릇 배달'은 최소 주문 금액이 없는 1인분 무료배달 서비스로, 배민은 참여 조건으로 '음식 가격 20% 이상 할인'을 요구해왔다.
이에 참여연대는 지난달, 배민이 할인 부담을 느낀 점주들에게 '가격을 올린 뒤 20% 할인해 판매하라'고 권유한 정황을 포착해 공정거래위원회에 표시광고법 위반 혐의로 신고했다.
참여연대는 지난 16일 논평을 통해 "김 대표가 국감에서 '영업사원 개인의 실수'라고 책임을 회피했지만, 녹취록을 보면 가격 조작과 소비자 기만 정황이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이어 "배민이 '푸드페스타'에서 주문당 3천원 할인을 사실상 강제하고 있으며, 이런 프로모션 강제가 외식물가 상승을 부추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배민 측은 이번 논란에 대해 "해당 상담사는 배민의 정책을 충분히 숙지하지 못한 외주업체 직원이었다"며 "외주 인력에 대한 관리를 강화해 유사한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지희 한경닷컴 기자 keeph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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