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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병주, 캄보디아 문신男 구출 비판에 "피해자면서 가해자"

입력 2025-10-20 09:57   수정 2025-10-20 10:35

김병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캄보디아에서 납치·감금됐던 한국 청년 3명을 "구출했다"고 밝힌 가운데, 구출 대상이었던 청년의 팔에 새겨진 문신이 도마 위에 올랐다. 캄보디아 교민이 캄보디아 구조 실상에 대해 지적하고 나서자, 국민의힘에서도 구출된 이들이 피해 국민이 아니라 범죄로 구금돼 있던 이들이라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20일 MBC 라디오 '시선집중'에 출연해 구출 청년의 신분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그 청년들은 피해자이면서 가해자일 것"이라며 "악의 소굴에 그대로 있으면 생명을 담보할 수 없기 때문에 구출은 당연한 일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캄보디아 경찰에 잡힌 분 중 한국으로 오기를 거부하는 분도 꽤 있고, 부모하고도 통화를 원치 않는 분들도 있다"면서 "다행히 제가 구출한 3명 모두 한국행을 원했고, 간 지 두 달 정도밖에 안 된 초범들이었다"고 했다.

앞서 민주당 차원의 재외국민안전대책단장으로 15~18일 캄보디아에 다녀온 김 의원은 지난 18일 페이스북에 "감금됐던 우리 청년 3명을 구출했다. 캄보디아에 감금됐던 경기도 남양주시 청년 정모 군과 한국 청년 2명을 마침내 고국의 품으로 데려온다"며 "세 사람을 구하기 전까지 마치 첩보 영화를 찍는 심정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18일은 정부가 캄보디아에서 보이스 피싱 등 범죄에 가담했다가 구금된 한국인 64명을 수갑을 채워 한국으로 송환한 날이다. 이들 중 59명은 캄보디아 당국의 사기 단지 검거 작전 때 붙잡혔고, 나머지 5명은 스스로 신고해 범죄 단지에서 구출됐다.


그러나 김 의원이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뒤 한 캄보디아 교민은 김 의원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 교민은 "김 의원은 교민 간담회에 참석조차 하지 않았고, 이후 SNS에는 마치 본인이 구조작전을 이끈 것처럼 '영웅담'을 올려 교민들의 마음을 더 상하게 했다"고 했다.

또 김 의원이 공개한 사진 속 청년에 대해선 "피해자가 아니라 캄보디아 경찰에 의해 체포된 용의자에 가까운 사람"이라며 "문신이 선명한 인물이 구출된 청년으로 소개돼 현지 교민 사회가 충격에 빠졌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실제 구조는 현지 교민들이 조용히 진행해 왔으며, 김 의원은 단 이틀 일정으로 방문한 것뿐"이라며 "정치인이 언론과 SNS에 ‘내가 구했다’고 홍보하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라고 했다.

이 교민은 "피해자와 범죄자를 구분해달라는 교민의 간절한 목소리는 외면한 채, 좋은 그림 하나 만들겠다는 마음으로 '영웅 프레임'을 짰다"며 "정치인들의 쇼맨십이 교민을 두 번 죽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주진우 국민의힘 의원도 전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캄보디아에서 납치된 피해 국민을 구출해 오라고 했더니 범죄로 구금돼 있던 64명을 무더기 송환했다"며 "문신을 보고 국민이 놀랐다"고 비판에 가담했다.

주 의원은 "구금돼 있던 사람 중에선 고문·납치 등 강력 범죄에 깊숙이 관여된 사람도 있다. 국내 송환을 피하려 했다"며 "64명을 한 번에 무더기로 데려오면 동시에 수사하고 구속할 수 있나"라며 이같이 말했다.

캄보디아 범죄 단지에서 송환된 한국인들이 피의자 신분으로 알려지자, 이들의 '무더기 송환'이 진상 규명에 어려움을 줄 수 있다는 점을 꼬집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이들이 거짓말하고 서로 책임을 미루면 체포 시한 48시간 내 진상 규명이 쉽지 않다. 극악 범죄자를 구속하지 못하고 풀어주게 될 수도 있다"며 "이재명 정부와 더불어민주당의 보여주기식 범죄자 송환으로 강력범이 단 한 명이라도 석방된다면 국민 안전만 위험에 빠진다. 무슨 일을 이런 식으로 하나"라고 규탄했다.

이어 "캄보디아에서 구금된 사람은 현지에서 합동 조사하고, 순차 송환했어야 맞다"며 "그래야 캄보디아 범죄 현장도 검증하고 채증할 수 있지 않나. 외국인 범죄자와의 대질도 불가능하다. 외국인 핑계 대면 그뿐"이라고 말했다.

이슬기 한경닷컴 기자 seulk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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