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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학개미, 전 세계 주식 사냥 나섰다…보유 종목 1만5000개 돌파 [전예진의 마켓 인사이트]

입력 2025-10-25 10:09   수정 2025-10-27 14:21


서학개미의 투자 국가와 종목 수가 빠르게 늘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에 따르면 이 회사 고객이 보유한 해외 종목은 30개국 총 1만5068개로 국내 상장 종목 수의 다섯 배를 넘어섰다. 1년 전보다 약 1800개 종목이 증가했다. 시장점유율을 감안하면 다른 대형 증권사 고객들도 이와 비슷한 수준의 해외 종목을 보유하고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 뉴욕증시의 3대 주가지수가 역대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글로벌 증시가 동반 ‘불장’을 맞으며 해외 주식 투자 열기가 거세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 1년 새 해외 투자 종목 1800개 급증

국내 투자자들은 증권사 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MTS) 등을 통해 미국, 중국, 일본 등 5~10여 개국 종목을 살 수 있다. 하지만 그 외 국가의 종목을 매매하려면 직접 지점을 찾아야 한다. 보유 종목의 국가 수가 30여 개국에 이른다는 점은 서학개미들이 숨은 기업을 발굴하기 위해 번거로운 절차를 감수하고 있다는 방증이다.

서학개미들은 아시아, 남미, 아프리카까지 훑으며 전 세계 주식 사냥에 나서고 있다. 투자 포트폴리오를 보면 여전히 미국 비중이 압도적으로 크다. 미래에셋증권 고객이 보유한 1만5068개 종목 중 미국 종목은 8890개로 전체의 약 60%를 차지한다. 일본(1271개), 중국(1128개) 등도 최근 3년 사이 1000개를 넘겼고 영국(634개), 독일(606개) 등 유럽과 베트남(375개), 캐나다(293개), 인도네시아(227개), 싱가포르(169개) 등 아시아 주요 증시 상장 종목도 수백 개씩 보유하고 있다. 남아프리카공화국, 오스트리아, 이스라엘 주식을 보유한 투자자도 있다.

◆ 서학개미, 해외 투자 큰손으로 부상

서학개미가 해외 주요 종목의 ‘큰손’으로 부상한 사례도 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지난 9월 말 기준 국내 투자자의 테슬라 투자 잔액은 274억9266만 달러(약 38조5419억원)로 시가총액 약 1조4800억 달러의 1.85%에 해당한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 뱅가드, 블랙록 등에 이어 6대 주주 수준이다.

미국 중소형주 가운데 한국인 보유 비중이 두 자릿수에 이르는 종목도 있다. 양자컴퓨터 대장주 아이온큐의 투자 잔액은 37억3072만 달러로 한국인 보유 비중은 18%에 달한다. 아이온큐는 한국계 김정상 듀크대 교수가 창업한 기업으로 2021년 뉴욕증시에 상장된 이후 한국인이 꾸준히 매수해 왔다. 지난해 주가가 237% 급등했고 올해도 42% 올랐다.

또 다른 양자컴퓨터 업체 리게티컴퓨팅의 국내 투자자 잔액은 6억2398만 달러다. 한국인 보유 비중은 6.4%이며 이 종목 주가는 3분기에만 151.9% 상승했다. 소형모듈원전(SMR) 관련주인 뉴스케일파워의 한국인 보유 비중은 9.6%로 올해 수익률은 106%에 이른다. ‘벼락부자’가 다수 탄생한 배경이다.

서학개미는 초고위험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에서도 큰손으로 자리 잡고 있다. 테슬라 수익률의 두 배를 추종하는 ‘디렉시온 데일리 테슬라 불 2X ETF’(TSLL)의 국내 보유액은 33억1416만 달러로 시가총액(약 85억 달러)의 39%에 달한다. ICE 반도체지수의 3배 수익률을 추종하는 ‘디렉시온 세미컨덕터 불 3X ETF’(SOXL)도 27억549만 달러가 투자됐다. 한국인 보유 비중은 약 20%다.

자산운용업계 관계자는 “국내에서는 세 배 레버리지·인버스 상품이나 단일 종목 두 배 레버리지 상품이 상장되지 않아 서학개미들이 미국 증시로 몰리고 있다”고 설명했다.

◆ 리포트 없는 종목 99%…개미 못 쫓아가는 증권사

서학개미의 투자 활동은 확장 일로지만 국내 증권사들은 그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해외 종목을 담당하는 인력은 10명 안팎에 불과하다. 해외 시장에 가장 적극적인 미래에셋증권조차 22명이며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은 각각 13명, 10명이다. 이는 전체 리서치 인력의 5분의 1도 되지 않는다.

이들이 작성하는 해외 주식 리포트는 연간 400~500건 수준으로 국내 기업 리포트의 4분의 1에 그친다. 이마저도 대부분 해외 증권사 보고서를 번역한 수준이다. 국내 투자자들이 실제 보유한 종목 가운데 리포트가 발간된 해외 종목은 150~160개에 불과해 전체의 1% 수준이다.

최근 들어 정보에 목마른 서학개미를 잡기 위해 해외 리포트를 제공하는 증권사도 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골드만삭스, 스티펠과 제휴했고 삼성증권은 모건스탠리, 스트래티거스의 리포트를 독점 제공하고 있다. 김성환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연간 수십억원의 구독료가 드는 보고서이지만 글로벌 금융상품 판매 조건으로 전략적 협약을 맺었다”고 설명했다.

◆ 139개 종목 상장폐지…거래정지에 파산까지

일각에선 해외 투자 시 정보 비대칭성이 크다는 점을 지적한다. 장외시장(OTC) 종목은 거래량이 적고 실시간 호가 정보도 제공되지 않아 손실 사례가 늘고 있다. 특히 핑크시트, 그레이마켓 같은 대표적인 OTC 시장은 회계감사나 실적 발표 의무가 없어 ‘깜깜이 투자’ 위험이 크다. 이 때문에 국내에서는 일부 증권사에서만 제한적으로 OTC 종목 거래를 허용하고 있다.
그럼에도 기술주 상승장에서 소외된 일부 투자자들이 고수익을 기대하고 바이오, 신재생에너지 분야 OTC 종목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는 추세다. 미래에셋증권 고객이 보유한 해외 종목 1만5068개 중 OTC 종목은 576개(3.8%)였고 이 중 344개 종목은 99% 이상 손실을 기록했다.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주가가 1달러 아래로 떨어져 퇴출된 후 OTC로 이관된 종목이 대부분이다. 상장폐지된 종목은 139개에 달했다.

미국 나스닥시장에 상장됐던 스트리밍 플랫폼 ‘치킨수프포더솔엔터테인먼트’는 지난해 7월 파산 신청 후 주가가 46달러에서 0.1달러까지 폭락하며 상장폐지됐다. 소화기 질환 치료제를 개발하던 ‘9미터스바이오파마’도 신약 개발 실패가 이어지며 2023년 OTC로 전락했고 결국 파산에 이르렀다. 국내 투자자 상당수는 뒤늦게 파산 소식을 접하면서 매도 시점을 놓쳐 투자금을 전액 날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OTC 종목은 투자자 보호 장치가 거의 없고 정보 비대칭과 유동성 부족으로 주가 변동성이 매우 크다”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전예진 한국경제 기자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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