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정부 시절 추진된 남북산림협력 사업에 국비 약 400억원이 투입됐지만, 최근 관련 사업 절반이 남북관계 경색으로 중단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산림청은 대북 지원용으로 마련돼 우리 자연환경에 상대적으로 적합하지 않은 묘목 일부를 국유림 등에 이식한 것으로 파악됐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 소속 서천호 국민의힘 의원이 20일 산림청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림청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7년부터 현재까지 남북산림협력 사업 예산으로 411억4000만원가량을 투입해온 것으로 집계됐다.
앞서 문 전 대통령은 2018년 9월 남북 정상회담 후 남북산림협력을 본격화했고, 이에 따라 강원 고성·철원과 경기 파주 등 일대에서 125억원을 들여 대북 지원용 양묘장과 남북산림협력센터 등을 건설했다. 묘목 지원이 유엔의 대북 제재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데다 북한이 산림녹화에 관심이 많았던 점 등을 감안한 대북 유화책의 일환이었다.
하지만 최근 남북관계 경색으로 당시 추진된 사업 6개 중 절반인 3건이 지난 2024년 종료됐고, 고성과 철원 그리고 파주 일대에서 운영돼 온 양묘장과 남북산림협력센터는 국내 묘목 생산용으로 전환된 것으로 확인됐다. 당초 정부가 추진한 대북 지원용 종자 채취와 철원 토양 오염정화사업 등은 북한의 비협조로 추진이 불가능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이 과정에서 북한 산림기후에나 적합한 대북 지원용 묘목이 국내 산림 조성용으로 전환됐다는 점이다. 서 의원실에 따르면 산림청은 2022년부터 올해까지 당초 목표했던 250만그루의 묘목을 북한에 이식하지 못해 64.4%가량인 161만그루를 국유림으로 옮긴 것으로 파악됐다. 하지만 해당 묘목은 해발 1000m 이상의 고산지대에 분포하는 수종으로 우리 산림에는 적합하지 않은 수종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서 의원은 “국민 혈세 수백억 원을 들여 북한 산림에 맞는 수종과 묘목을 기르는 상황”이라며 “문재인 정부의 일방적 짝사랑 대북 정책이 실패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북 유화책에 미사일과 핵으로 답한 북한에 무리한 사업과 예산을 들이기보다 국내 경제림 조성예산 확대부터 신경 써야 한다”고 비판했다.
정상원 기자 top1@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