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희 씨의 각종 의혹을 수사하는 민중기 특별검사가 과거 비상장 주식에 투자했다가 거래 정지 직전 매각해 1억여원의 차익을 거둔 것에 대해 20일 "위법 사항이 없었다"고 입장을 냈다.
해당 의혹과 관련해 민 특검이 직접 목소리를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민 특검은 "주식거래 논란이 일어 죄송하다"면서도 "제 개인적인 일로 수사에 영향을 받아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민 특검이 과거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주식 거래로 억대 수익을 봤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이 회사는 태양광 발전시설을 짓는 '네오세미테크'로 핵심 수사 대상인 김 씨도 과거 투자했던 회사라 민 특검 수사의 정당성을 놓고 파장이 일었다.
2010년 4월 신고한 보유 주식은 만 2천여 주로 늘었고, 이듬해엔 1억 3천여만 원에 모두 판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민 특검이 주식을 매도한 시점이다. 이 회사는 2010년 8월 분식회계가 적발돼 상장 폐지돼 개인 투자자 7천여 명이 4천억 원 넘게 피해를 봤다. 하지만 민 특검은 오히려 차익을 실현했기 때문에 민 특검이 미공개 정보를 접하고 주식을 처분했을 개연성이 의심받는 상황이다.
당시 회사 대표였던 오 모 씨, 사외이사였다가 거래정지 직후 사임한 양재택 변호사 모두 민 특검과 대전고·서울대 동기동창이기 때문이다.
이에 민 특검은 특검팀을 통해 지난 2000년 초 회사 관계자가 아닌 지인 소개로 3천~4천만 원을 투자했고, '증권사 직원' 권유로 판 것이라고 간접 해명했다.
이 회사는 공교롭게도 특검팀의 핵심 수사 대상인 김 씨 조사 과정에서도 언급됐다.
지난 8월 대면조사에서 김 씨가 '주식을 잘 모른다'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가담을 부인하자, 특검팀은 김 씨의 네오세미테크 신주인수권부 사채 투자 사실을 언급하며 반박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 씨 수사를 총괄하는 민 특검이 유사한 의혹에 휘말리면서 수사의 정당성에도 작지 않은 파장이 불가피해 보인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주식 내부자 거래 의혹이 제기된 민 특검을 향해 "즉각 사퇴하고 본인 의혹에 대해 철저히 수사받으라"고 촉구했다.
송 원내대표는 이날 국정감사 중간평가 기자간담회에서 "민 특검은 더는 특검이 아니라 수사 대상"이라며 "(민 특검의) 해명은 가관이다. 증권사 직원이 팔라고 해서 팔았다는데 분식회계가 터져서 회사가 무너지는 시점에 당시 서울고법 부장판사로 누구보다 법을 잘 아는 고위 법관이 아무 판단 없이 직원 말을 듣고 팔았다는 것을 어느 국민이 믿나. 매도를 권유한 직원은 누군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더 심각한 것은 법 잣대의 형평성과 공정성이다. 민 특검이 수사 중인 김건희 여사는 같은 시기 같은 종목을 거래한 의혹으로 수사받았다"며 "특검 주체와 특검의 수사 대상이 똑같은 의혹을 받는 황당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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