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중국 인민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각 은행에서 처리한 전자결제 거래 건수는 3016억6800만 건으로 5년 전(2233억8800만 건)보다 35.0% 증가했다.
중국의 ‘디지털 점프’를 이끈 건 아이러니하게도 낙후한 금융 인프라였다. 개인 신용평가 시스템이 미비한 탓에 신용카드 보급률이 낮은 데다 위조지폐가 만연해 현금 거래에 대한 불신이 컸기 때문이다. 이 지점을 알리바바와 텐센트가 파고들었다. 이들 회사는 2004년 무렵 복잡한 신용 심사 없이 QR코드와 여기에 연동된 은행 계좌만 있으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간편결제 시스템을 내놨다. 신용카드를 건너뛰고 곧바로 디지털 화폐로 넘어간 것이다.
중국 정부는 핀테크에 사후 규제 방식을 적용하면서 관련 산업을 키웠다. 일단 기업 마음대로 해보고 문제가 터지면 규제하기로 한 것. 중국 정부는 남부지역에 한해 허용한 알리페이가 기대 이상의 성과를 내자 전국 확대를 허용해주는 동시에 대출, 신용평가, 보험 등으로 사업 영역도 넓혀줬다.
알리페이가 문을 연 디지털 화폐는 중국 경제에 새로운 활력소가 됐다. 모든 결제 기록이 디지털로 남으면서 탈세와 자금세탁 등 지하경제가 움츠러들었다. 사람들의 소비 패턴부터 이동 경로까지 실시간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되자 정부는 신속하고 효율적인 경제 정책을 수립할 수 있게 됐다.
중국 정부와 기업들의 협력은 현재진행형이다. 중국은 디지털 위안화를 민간 기업 네트워크를 활용해 운영하고 있다. 중앙은행이 발행한 디지털 위안화를 10억 명이 쓰는 알리페이와 위챗페이 등을 통해 유통하는 방식이다.
라현진 기자 raraland@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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