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담배 냄새는 괴로워요!”
지난 18일 서울 양재동 서초문화예술공원에서 열린 ‘2025 서초 AI 페스타’ 정책존. 전성수 서초구청장이 인공지능(AI) 흡연 단속 기기 앞에서 담배를 태우는 듯한 손 모양을 취하자 기기에서 어린아이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고속터미널역 3·8번출구, 사당역 등 인구 밀집 지역 5곳에 설치된 기기다. AI 카메라가 흡연자를 인식하면 어린이 음성으로 금연을 권하는 원리로, 서초구민이 개발해 제안한 아이디어가 관내 행정에 적용된 사례다.
서초구는 이날 양재AI특구 지정 1주년을 맞아 서초문화예술공원에서 2025 서초 AI 페스타를 개최했다. 올해 처음으로 여는 행사였는데도 어린이와 가족 단위 방문객 3000명이 모여 북적였다. 현대자동차, KT를 비롯한 AI 관련 주요 대기업과 숭실대 AI융합연구원 등 40여 곳이 참가해 다양한 시민 체험형 즐길 거리를 선보였다.
어린이 사이에서 가장 인기가 높은 프로그램은 ‘AI로봇챌린지’였다. 숭실대 AI융합연구원이 마련한 프로그램으로 참가자들이 로봇을 조종해 축구·농구 경기를 하고, 코딩 드론 조종법을 배워 고리를 통과하고 장애물을 넘겨보는 행사였다. 미니 로봇들이 공을 몰고 골대로 슛을 날리면 아이들과 학부모 사이에서 “골!”을 외치는 함성이 터져 나왔다. 서초구민인 김영혜 씨(38)는 “즐길 거리가 모두 AI와 연관돼 자녀 교육 측면에서도 유익했다”고 호평했다.
한국콜마가 운영하는 ‘뷰티 AI 체험’은 성인 참가자에게 인기가 높았다. 참가자들이 키오스크에 평소 생활습관에 관해 답변한 후 현장에서 AI 진단 기기로 측정한 피부 상태를 기반으로 상담사와 피부 상담이 이뤄졌다.
KT가 운영하는 ‘AI 그림 체험’ 부스에서는 AI 드로잉 기술을 체험하고자 하는 시민들로 긴 줄이 이어졌다. 5세 딸과 함께 행사를 찾은 최광일 씨(39)는 “복잡한 기술을 놀이처럼 여기는 아이를 보고 오길 잘 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서초 AI·로봇 공공 서비스 공모전 심사위원으로 나선 최리군 현대차 로보틱스랩 상무는 “복잡한 AI 기술이 산업 현장에만 갇혀 있는 것이 아니라 다양한 공공 인프라에 적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본 자리였다”며 “일상생활에서 많은 사람이 기술 혜택을 체감해야 AI 기술도 더 빠르게 발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전 구청장은 “서초는 전국 최초의 AI특구로서 ‘AI를 일상으로’라는 목표를 실현해 나가고 있다”며 “이번 페스타를 계기로 서초를 AI가 우리 생활에 자연스럽게 녹아드는 도시로 성장시키겠다”고 밝혔다.
김영리 기자 smartkim@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