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에 따르면 신재생 발전 전기를 수도권으로 보낼 주요 송·변전 사업의 준공 시점이 줄줄이 미뤄지고 있다. 당초 2019년 준공이 목표인 동해안∼수도권 송전선(500㎸ DC)은 공사 지연으로 2026년 말 이후로 완공 시점이 늦춰졌다.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을 달성하기 위해 야심 차게 추진하는 새만금·신안 해상풍력 연계선(345kV) 등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도 지연되는 분위기다. 태양광·풍력발전소만 늘려서는 전력 안정성을 확보할 수 없는데도 상황은 별반 달라지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급증한 재생에너지 설비에서 생산된 전력 중 송전망 부족 등으로 사실상 버려진 규모가 8.9GW로 원자로 9기와 맞먹는다는 조사도 나왔다. 송전망 사업이 차질을 빚는 이유는 짐작하는 대로 고압 송전선에 대한 주민 수용성 부족과 보상 지연, 인허가 장기화, 부지 확보난 등 구조적인 문제가 대부분이다. 정부는 이 때문에 지난달부터 인허가 간소화와 주민 보상 강화, 국가 차원의 전담 위원회 설치 등의 내용을 담은 국가 기간전력망 확충 특별법을 도입했지만 아직은 얼마나 성과를 낼지 짐작하기 어렵다.
문제는 또 있다. 초고압직류송전(HVDC) 등 에너지 고속도로 구축의 핵심 기술 분야 연구 생태계가 끊겨 히타치 지멘스 제너럴일렉트릭(GE) 등 해외 기업에 의존해야 할 형편이다. 변압기 설계와 같은 레거시(legacy) 공학 분야에서는 주요 대학에서도 박사급 인재를 길러낼 교수가 없다고 한다. 원자력이든 태양광이든 송전망 없이는 전기를 공급할 수 없다. 인공지능(AI) 3대 강국으로 가기 위해서라도 송전망 인프라부터 완비하는 게 급선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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