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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 등록금 묶었던 英 정부…물가상승률만큼 인상 허용

입력 2025-10-21 17:33   수정 2025-10-22 01:28

영국이 대학 등록금을 매년 물가에 연동해 인상하기로 했다. 이는 만성적인 대학 재정난을 해결하기 위한 조치다.

20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영국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교육백서를 발표했다. 고등교육 기관의 재정 기반을 안정적으로 구축하는 게 핵심 목표다. 백서에 따르면 잉글랜드 지역의 대학 학부 등록금 상한액은 향후 2년간 예상 인플레이션에 맞춰 오른다. 이후 의회 입법 절차가 마련되는 대로 자동 인상 구조로 전환한다는 방침이다.

그간 영국 교육계는 대학의 재정적 어려움이 크다며 등록금 인상을 요구해왔다. 대학 등록금 상한선 제도를 둔 영국은 10년가량 상한액을 거의 동결해왔기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해 11월 상한선을 연간 9250파운드(약 1767만원)에서 9535파운드(약 1782만원)로 소폭 높였다. 다만 2012년부터 특정 조건을 충족하는 대학은 9000파운드까지 등록금을 받을 수 있도록 해 사실상 큰 변화가 없었다는 게 교육계 의견이다. 고등교육 규제 기관인 학생청(OFS)도 추가 조치가 없다면 전체 대학의 약 43%가 적자를 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난 2년간 유학생 학비 인상, 학생 비자 제한 등으로 국제 학생 규모가 줄어든 점도 대학 재정의 부담 요인으로 꼽혔다. 2022년 4만8279건에 달한 학생 비자 신청 건수는 2023년과 2024년 각각 4만1337건, 3만5412건으로 감소했다.

다만 이번 조치는 모든 대학에 일괄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가 제시하는 ‘고품질 교육 제공 요건’을 충족하는 기관에만 인상을 허용할 방침이다. 세부 지침은 몇 달 내 발표할 예정이다. 브리짓 필립슨 교육부 장관은 “높은 등록금을 받는 만큼 학생이 기대하는 세계적 수준의 교육을 제공해야 한다”며 “이번 개혁으로 대학 수준을 높이고, 우리 경제에 필요한 기술력에 새로운 전환점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OFS 권한을 강화해 성과가 부진한 대학은 재정적 제재를 받는다. 일정 기준에 미달한 대학은 모집 인원을 제한하는 식이다. 필립슨 장관은 “교육의 질을 중요하게 여기지 않는 대학은 학생에게 더 많은 비용을 부담시키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영국 24개 명문 대학으로 구성된 러셀그룹의 팀 브래드쇼 대표는 “이번 등록금 인상 조치를 환영한다”면서도 “외국인 등록금 부과금 제도를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달 정부는 취약계층 학생에 대한 생활비 보조금 제도를 재도입하겠다고 발표했다. 보조금 재원은 국제 학생 등록금의 6%를 회수해 마련할 방침이다. 업계는 이 제도로 연간 6억2100만파운드의 재정이 빠져나갈 것으로 보고 있다. 대학의 재정 부담이 커져 일자리 감축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대학 연합에 따르면 지난 1년간 이미 인력이 1만5000명 넘게 줄었다.

이날 발표한 백서에는 대학의 연구 질을 높이는 방안도 담겼다. 연구 자금을 전략적으로 배분해 대학이 강점 분야에 특화하도록 장려한다는 방침이다.

한명현 기자 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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