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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산타랠리 오는걸까…지금 '기묘한' 랠리의 향방 [빈난새의 빈틈없이월가]

입력 2025-10-22 10:06   수정 2025-10-22 10:19

이 기사는 국내 최대 해외 투자정보 플랫폼 한경 글로벌마켓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지난주까지의 혼란이 무색할 만큼 미국 증시가 끈질긴 회복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올 들어 21일(현지시간)까지 S&P 500 상승률은 14.8%. 지난 10년 연평균 상승률 12.3%를 이미 뛰어넘었습니다.


2022년 10월 12일부터 시작된 지금의 강세장은 이제 만 3년이 됐는데요. 역사적으로 2차 대전 이후 강세장이 3년 이상 지속된 여덟 번의 사례를 보면 평균적으로 3년차 상승률은 6%, 4년차 상승률은 13%였습니다.


이렇게 역사적 강세장의 패턴도 뛰어넘는 성과를 이미 거뒀다 보니, 연말 랠리까지 추가 상승 여력이 남아있는지 불안해하는 투자자들의 궁금증도 커지고 있습니다. 전통적으로 11월부터 연말연시 증시가 강세를 보이는 '산타 랠리'가 올해는 일찍 시작됐다가 이미 끝난 건 아니냐는 불안감입니다.
아직 거두지 않은 변동성 주의보
최근 재점화된 미중 무역 전쟁과 장기화하는 미 연방정부 셧다운(업무 중단), 지난주까지 시장을 긴장시켰던 신용 리스크와 유동성 스트레스 등은 이런 불안에 투자자들을 더욱 취약하게 만들었습니다. JP모건과 모건스탠리, 시타델증권 등 월가에서도 10월 말까지는 변동성과 리스크 관리에 유의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습니다.

① 우선 미중 무역 협상 불확실성, 셧다운 장기화 등 정치·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아직 안 끝났습니다. 마이크 윌슨 모건스탠리 최고투자책임자는 만에 하나 미국과 중국이 관세 유예 종료 기한(11월 10일)까지 타결을 이루지 못하면 S&P 500이 최대 11% 하락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었는데요. 물론 미국은 희토류와 대두, 중국은 반도체와 대만 문제가 걸린 만큼 '어떤 형태로든' 일단은 타협을 할 것이란 게 중론이지요. 그럼에도 시장이 예상했던 것보다 합의가 범위가 좁거나 약하다면 약간의 실망이 나올 수도 있습니다.

벌써 20일째를 맞이한 미 정부 셧다운이 길어지고 있는 점도 변동성 요인입니다. JP모건 글로벌 시장 전략 책임자인 두브라브코 라코스-부자스는 무역 정책과 정부 셧다운에 대한 불확실성이 오래 지속될수록 '비대칭적 하방'의 위험이 높아진다고 했습니다. 셧다운 그 자체보다는, 셧다운이 길어질 수록 정부가 다시 열렸을 때 쏟아져나올 경제 지표들을 시장이 소화하는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변동성이 커질 수 있습니다. 21일 기준 예측시장에선 셧다운이 최장 기간인 41일 이상 지속될 수 있다는 데 베팅이 모이고 있습니다.

② 지난주 지역은행 대출 부실과 서브프라임 오토론 회사 트라이컬러 파산, 사모대출 시장에서 100억 달러 이상의 자금을 조달했다가 파산한 퍼스트브랜즈의 사례가 잇달아 노출되면서 신용 시장 리스크에 대한 투자자들의 불안도 아직 완전히 해소되지 않았습니다.

물론 2008년 금융위기나 실리콘밸리은행(SVB) 사태처럼 시스템 위기로 번질 가능성은 매우 낮다는 게 월가의 공통된 의견입니다. 다만 2조 달러 규모로 급성장했음에도 리스크 평가가 제대로 이뤄진 적 없는 사모신용 시장이 연루되어 있는데다, 신용 경색은 과거 경기 침체를 촉발하는 주요 요인이었기 때문에 시장이 아직 경계심을 완전히 내려놓지 않고 있습니다.
돈 못 버는 소형주가 더 달렸다
③ 더 중요한 건 이렇게 신용 리스크를 각성시키는 이벤트로 인해 역사적으로 낮아졌던 리스크 프리미엄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앞서 JP모건은 지역은행 대출 부실에 대해 "신용 리스크가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지만, 시장의 리스크 프리미엄은 일시적으로 확대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10여년 간의 초저금리와 이제 다시 시작된 금리 인하 사이클, 풍부한 유동성, 인공지능(AI) 붐 등으로 고수익을 좇아 지나치게 위험을 감수하는 '묻지마 낙관주의'에 빠져 있던 일부 투자자들이 이번을 계기로 현실을 자각하고 위험 자산에 대한 재평가를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실제 4월 이후 최근까지 소형주 러셀 2000 기업들을 보면 적자 기업이 흑자 기업보다 주가가 훨씬 빠르게 상승하는 '기묘한' 랠리가 이어져 왔습니다. 또 자기자본이익률이 하위 20%로 낮은 '저품질' 기업들이 고품질 기업보다 올 들어 주가가 20% 안팎 더 올랐습니다.

기업의 펀더멘털보다 정책적 요인이나 정치적 연줄, 유동성, 내러티브 등을 따라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졌기 때문으로 풀이됩니다. 물론 시대적으로도, 정책적으로도 산업 구조의 전환이 과제가 된 현실에서 정책적 사인을 포착하고, 미래 산업을 주도할 기업에 위험을 무릅쓰고 투자하는 것도 투자자의 덕목입니다. 다만 투자 근거가 확실한 선구안과 투기성 '묻지마 낙관론'의 경계가 흐려지는 현상은 경계가 필요합니다.


이달 초 상장한 페르미(FRMI)가 시가총액 130억 달러에 육박하는 현상이 대표적입니다. AI 데이터센터용 전력 생산 및 전력망 구축을 추진하는 이 회사는 아직 매출은커녕 구속력 있는 계약이 없지만 상장 직후 주가가 급등했습니다. AI·원자력·전력 테마는 물론,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인 릭 페리 전 에너지부 장관이 공동 설립자라는 점이 주목을 받았기 때문입니다. 이 회사는 최근 5일 간 30% 폭락했습니다.

이런 리스크 프리미엄 재평가는 시장 포지션이 더 건전해지는 과정입니다. 다만 단기적으로 밸류에이션이 압축되면서 주가 상승 여력이 줄어들고 변동성이 커지는 결과를 낳을 수도 있습니다.
강세장 유효, 산타랠리는 온다
이런 단기적 위험 요인들에도 불구하고 월가는 결국 구조적인 강세장이 지속되면서 연말 랠리가 펼쳐질 것으로 봅니다.


① 지역은행 대출 부실과 사모대출 관련 우려에도 불구하고 시스템 전반의 건전성에 문제가 있다는 징후는 아직 발견되지 않고 있습니다. 야데니리서치는 과거 경기 침체 국면과 달리 미국 은행의 대손충당금이 비교적 안정적인 수준이라는 데 주목하고 있습니다.

② 무엇보다 지금은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를 인하하고 있는 환경인데다 양적 긴축을 종료하겠다는 신호도 보낸 상태입니다. 시장의 균열과 유동성 스트레스에 대응하겠다는 Fed의 의지를 확인할 수 있는 지점입니다.


밀러타박의 수석 시장 전략가는 투자자들이 주식 시장의 다음 방향을 가늠하기 위해 비트코인의 반등 여부를 면밀히 지켜봐야 한다고 말합니다. 비트코인이 시스템의 순유동성을 나타내는 좋은 지표이기 때문입니다. 지난 9월에 그랬던 것처럼 비트코인이 반등하면서 S&P 500과의 다이버전스를 좁힌다면 곧 시스템 내 유동성이 회복되고 있으며, 위험자산에 유리한 신호로 볼 수 있다는 설명입니다. 반대로 비트코인 반등이 늦어진다면 증시도 변동성이 좀더 길어질 수 있다는 해석이 가능합니다.

③ 트럼프 행정부의 감세 정책과 투자 세제 혜택 확대, 금리 인하 효과도 주가를 뒷받침하는 요인들입니다. 특히 내년부터 금리 인하 및 감세 효과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면 지금 부채 비율이 높거나 수익성이 안 좋은 기업들도 사정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적자 기업들이 증시에서 초과 성과를 내는 데 대해서도 이런 완화적인 거시환경에 대한 기대감을 시장이 선제적으로 반영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합니다.

미국 기업들의 강한 실적 탄력성도 중요합니다. 3분기에도 S&P 500 기업들은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됩니다. 현재 3분기 미국 S&P 500 주당순이익(EPS) 성장률 컨센서스는 6.7%인데, 시타델증권은 이보다 높은 7.5%, 야데니리서치는 10%, 오펜하이머는 15% 수준을 예상하고 있습니다.


⑤ AI가 주도하는 강력한 투자 사이클도 핵심입니다. JP모건은 30개 AI 기업의 내년 설비투자 성장률이 35~4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면서 "다년간의 AI 지출 사이클 내년에도 장기추세 이상의 EPS 성장이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합니다. 골드만삭스 역시 AI 설비투자 붐에 따라 내년 S&P 500 기업의 현금 지출이 올해보다 11% 늘어난 4조4000억 달러로 증가할 것이라고 봅니다. 그만큼 경제 활력도 커질 수 있습니다. AI뿐 아니라 항공우주, 방산, 제조, 생명공학, 자동화 등 제조 시설 자본 지출도 급증하고 있습니다.
연말 랠리를 준비하는 자세
결국 변동성이 큰 10월 말~11월 초까지의 기간을 잘 넘기면 연말 랠리가 재개될 수 있다는 게 월가의 중론입니다.


시타델증권의 주식 전략 헤드 스캇 럽너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S&P 500은 10월 26일, 나스닥 100은 10월 27일에 4분기 저점을 찍고 11월~12월에 반등하는 패턴을 보였습니다. 럽너는 이번에도 그런 계절성이 반복될 것으로 보면서 10월 말까지의 변동성과 단기 하락은 매수 기회가 될 수 있다고 조언합니다.

골드만삭스의 매니징 디렉터 바비 몰라비는 "시장에 거품의 징후가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지금의 장기 강세장을 뒷받침하는 주요 기둥, 특히 AI가 촉발한 대규모 자본 지출 붐은 분명하다"면서 "장기적인 AI의 승자와 패자가 갈리기 전까지 막대한 자본의 흐름에 맞서 싸우는 것은 부질없는 일"이라고 말합니다.

그렇다면 연말 랠리는 어떤 모습이 될까요? 럽너는 매그니피선트 7을 제외한 S&P 493개 주, 성장주보다는 가치주, 미국 외 신흥국 등 이제까지 상대적으로 성과가 부진했던 섹터가 11~12월에 따라잡는(catch-up) 순환매 및 '반 모멘텀'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고 봅니다. 올해 '모멘텀 트레이드'의 대표주자인 금·은, 희토류, 원자력, 양자컴퓨팅, 네오클라우드 및 외부 데이터센터 같은 종목들이 최근 상대적으로 하락하는 흐름도 이미 나타나고 있습니다.

또 펀더멘털이 좋은 종목 중심의 선별 투자가 더 중요한 장세가 예상됩니다. 이익 회복세가 더딘 중소형주나 적자 기업들은 여전히 주의할 필요가 있습니다. S&P 400 중형주나 S&P 600 소형주의 EPS 흐름은 아직 대형주에 비해 부진합니다.


뉴욕=빈난새 특파원 binther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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