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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자칼럼] 부사관 딜레마

입력 2025-10-22 17:25   수정 2025-10-23 00:09

미국의 전쟁 또는 테러 영화에 루테넌트(lieutenant)만큼이나 자주 등장하는 군 계급이 ‘서전트(sergeant)’다. 초급 장교인 소위(세컨드 루테넌트)나 중위(퍼스트 루테넌트)가 어려운 상황이면 어김없이 서전트와 상의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경험 많고 잘 훈련된 부사관이 서전트로 이들은 젊은 장교를 보좌해 단위 부대를 운영하는 핵심 전력이다. 모병제로 충원하는 미군은 군 경력 3년 이상의 서전트부터 부사관으로 간주한다. 흔히 병장으로 불리지만, 한국군과는 계급 체계가 다르다.

군에서는 부사관의 뿌리를 고대 로마 시대의 켄투리오(centurio)에서 찾는다. 평민인 일반병 출신 중에서 선발된 켄투리오는 귀족이나 기사 출신 장교들을 보좌하며 일선 병력을 통솔 및 관리하는 허리 역할을 맡았다. 지금의 서전트라는 말은 중세 유럽에서 나왔다. 밀접한 유대관계를 가진 봉건 영주로부터 토지를 받고 일하는 상근 군인이 서전트로 용병과는 달랐다.

육군의 부사관 충원율이 2020년 95%에서 지난해 42%로 곤두박질한 것으로 파악됐다. 선발 정원이 8100명이었으나 지원자가 부족해 계획 인원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3400명만 충원했다고 한다. 육군뿐만 아니라 해·공군과 해병대도 사정이 비슷하다.

부사관 충원난은 알려진 대로 열악한 처우 탓이 크다. 병장 월급 200만원(내일준비적금 매칭 포함) 시대가 열리면서 엇비슷한 초임 급여를 받는 부사관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큰 데다 근무 환경이 열악한 오지 근무를 해야 하는 것도 MZ세대가 지원을 꺼리는 요인이다. 일본 자위대도 군 기피 탓에 부사관 확보율이 50% 언저리까지 떨어졌다지만, 한반도 안보 상황을 생각하면 우리가 일본과 같을 수는 없다. 지금도 부사관은 군 운영의 핵심 자원이지만, 징집병이 줄어드는 가운데 전력 첨단화가 가속화하면 그 역할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훌륭한 부사관을 만나서 닥치고 그의 조언에 따르라.” 해럴드 무어 미 육군 예비역 중장이 훌륭한 장교가 되는 방법에 대한 답변으로 했다는 말이다. 부사관 충원 문제를 본격적으로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김수언 논설위원 sookim@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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