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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우유·화장지 등 생필품 22%, 정량보다 적게 담아

입력 2025-10-22 17:34   수정 2025-10-23 01:31

산업통상부가 운영 중인 ‘정량표시제도’ 대상 생활필수품 가운데 5분의 1이 표시량보다 실제 내용량이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법적 허용오차를 피하면서도 실량을 교묘히 줄이는 ‘꼼수’가 서민의 체감 물가를 높이는 숨은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22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여당 간사인 김원이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산업부에서 받은 ‘정량표시상품 내용량 조사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조사한 제품 1만3410개 가운데 3018개(22.5%)가 표시량보다 실제 내용량이 부족했다. 이 가운데 법적 기준은 충족했지만 실제 들어 있는 양이 표시된 정량에 미치지 못한 ‘적합 과소실량’ 제품은 2827개(21.1%)였다. 품목별로는 액화석유가스(47.4%), 꿀(37.5%), 도료(37.1%), 윤활유(30%) 등에서 과소실량 비중이 특히 높았다.

산업부는 1991년부터 ‘계량에 관한 법률’(계량법)에 따라 우유, 라면, 화장지 등 생활필수품 27종의 용기(포장)에 정량을 표시하도록 의무화했다. 하지만 ‘허용 오차범위’ 내에서 용량을 줄일 수 있다는 법 규정을 이용해 표시량보다 적게 담고도 법 위반을 피하는 제조업체가 적지 않다는 것이 김 의원의 지적이다.

더 큰 문제는 ‘평균량 규제’가 없다는 점이다. 국제법정계량기구(OIML)는 상품의 평균 실량이 표시량보다 적어서는 안 된다는 이른바 ‘평균량 요건’을 권고하고 있다. 미국, 유럽연합(EU), 중국 등은 이미 이 규정을 도입했지만 한국은 제도적 공백 상태에 놓여 있다.

김 의원은 “정량표시제도는 서민 가계와 직결되는 체감 물가의 문제이자 소비자 신뢰의 기반”이라며 “관련 규제를 법제화하고 시판 제품을 조사할 전담 기관을 지정하는 등 제도 개선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최해련 기자 haeryo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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