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상 환자가 자기 세포로 인공피부를 만들어 이식받을 수 있는 길이 열렸다.
포항공대(POSTECH)는 신소재공학과·융합대학원 이준민 교수, 시스템생명공학부 통합과정 강래희씨 연구팀이 이화여대 박보영 교수, 고려대 김한준 교수와 함께 환자의 세포와 조직으로 맞춤형 인공피부 이식재를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22일 밝혔다.
연구팀은 "환자에게서 얻은 재료를 다시 그 환자의 치료에 활용한다는 점에서 맞춤형 재생 치료의 혁신을 보여주는 성과"라고 자평했다.
화상이나 만성 상처 치료에는 '자가피부 이식법'이 주로 사용됐는데, 이는 이식에 필요한 건강 피부가 부족하거나 수술 후 흉터가 남는다는 한계가 있다.
대안으로 '무세포 진피 매트릭스'나 '세포 주사 요법' 등이 있지만, 인공 재료의 경우 환자 특성을 반영하기 어렵고 세포 주사의 경우 생존율이 낮아 효과가 제한적이었다.
이와 관련 연구팀은 몸이 기억하는 재료로 새살을 만드는 법에 주목했고, 환자 피부에서 세포를 제거한 탈세포화 세포외기질을 만들고 이를 각질형성세포, 섬유아세포와 함께 3D 바이오프린팅 기술로 재조합했다.
연구팀은 "환자의 단백질 조성과 미세구조를 보존하고 있는 자기 조직을 피부 재생에 사용하도록 한 것"이라면서 "우리가 만든 맞춤형 이식재는 실제 피부와 비슷한 복잡한 단백질 환경을 재현했고, 산소 공급을 위한 새로운 혈관도 활발히 자라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동물실험에서도 염증이 크게 줄면서 2주 만에 완전한 피부 재생이 이뤄졌다. 대조군과 달리 출혈 없이 안정적으로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몸이 이식재를 자신의 것으로 인식해 면역 거부나 흉터 형성 없이 빠르고 안정적으로 봉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최근 국제 학술지인 '어드밴스트 사이언스'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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