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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캄보디아 사태'에 프놈펜 원조 중단 결정

입력 2025-10-23 13:00   수정 2025-10-23 13:54


서울시가 캄보디아 프놈펜에 추진하던 ‘보행친화 거리’ 해외원조(ODA) 사업을 기본계획 수립까지만 진행하고 추가 지원을 중단했다. 시는 지난해 11월부터 올 8월까지 ‘프레앙엥 보행친화 거리 마스터플랜’을 마련하고 실행계획과 초청연수까지 마무리했지만 현지에서 한국인 납치·감금 사태가 심각해지자 추가사업은 진행하지 않기도 했다.

23일 소영철 시의원(국민의힘)이 서울시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시는 최근 프놈펜시에 자체 재원 투입을 제안했지만 합의가 되지 않아 KOICA(코이카)와 추가 지원을 중단했다. 사실상 기본계획 단계에서 종료된 셈이다. 서울시는 이번 사업에 총 2억9400만원을 투입했고 이 가운데 연구·계획수립 단계에서 인건비가 1억8594만원 발생했다. 시 관계자는 “최근 한국인 납치 사태, 국경 분쟁과 정치적 불확실성을 감안해 실증사업은 진행하지 않기로 했다”고 전했다.

이번 사업의 최종 계획은 캄보디아 프놈펜 프레앙엥 거리에 약 1.3㎞ 구간을 차량 보다 시민들이 편하게 다닐 수 있는 보행 중심으로 바꾸는 것으로 총사업비 15억원이 추산됐다. 프레아 앙엥 거리는 왓프놈 사원에서 왕궁으로 이어지는 도심 거리다. 서울과 비교하면 세종대로 사람숲길·차 없는 종로거리처럼 도심 간선축 보행전환 모델에 가깝다. 일부 구간은 홍대 걷고싶은거리처럼 상업·관광형 보행가로를 계획하기도 했다.

이번 원조 중단 결정은 한국인 대상 납치·감금 신고 급증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 현지 납치·감금 신고는 2021년 4건에서 2024년 220건으로 늘었고 지난 8월 기준 330건을 발생했다. 캄보디아 프놈펜의 턱틀라 불교 사원에서는 최근 한국인 시신 네 구가 발견됐다. 지난 8월 캄보디아에서 사망한 20대 대학생 박모씨가 화장된 장소에서 다시 시신이 나온 것이다. 외교부에 따르면 캄보디아 프놈펜 턱틀라 사원에 안치된 시신은 50대 남성 1명과 60대 남성 3명 등 4명이다.

시는 직접적 인과관계를 명시하진 않았지만 ODA 추진 시 리스크 평가와 안전비용 편성을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대상도시 선정 단계에서는 제도·재정·추진역량·지속가능성을 종합 점검하고, 수행기관 선정 때 안전인력·매뉴얼·재해 대응체계·교육훈련 실적을 의무 평가한다. 해외 방문 시 여행경보 확인과 여행자보험 가입도 기본 조치다. 이번 건을 계기로 실증·투자 단계로의 확장 기준은 한층 보수적으로 적용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프놈펜 외에도 페루 리마와 스리랑카 콜롬보에서 각각 신호·단속시스템 정책 자문 및 시범사업(3억6000만원), 폐기물 에너지화시설 예타(2억6100만원)를 추진했고 지난달 사업을 마쳤다. 서울시 관계자는 “ODA 챌린지는 서울시 도시정책 경험을 공유하는 프로그램”이라며 “리스크를 상시 점검하고 필요 시 사업 구조를 조정하겠다”고 말했다.

권용훈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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