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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팝 시대 안무저작물과 저작권 보호 논의[최자림의 지식재산권 산책]

입력 2025-11-15 09:16   수정 2025-11-15 09:17

[지식재산권 산책]



2025년 9월 22일 발의된 저작권법 개정안은 안무를 저작물로 명시하는 내용을 담았다. 위 개정안은 그 제안 이유에 대하여 무도(舞蹈) 작품을 창조하는 ‘안무’도 저작권 보호를 받아야 하는 저작물에 해당하나 현실에서는 관행 등을 이유로 뮤지컬, 방송 프로그램, 뮤직비디오 및 공연물의 프로그램 북이나 포스터, 영상 등에서 안무가를 표시하지 않고 있고 또한 K팝이 전 세계적으로 문화 열풍을 주도하고 있는 상황에서 이미 만들어진 K팝 안무를 국내외에서 무단으로 사용하며 표절 논란이 발생하는 등 안무저작권에 대한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음에도 안무저작권에 대한 명시적인 규정이 없다는 문제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안무를 저작물로 명시함으로써 안무저작권을 보호하고 나아가 K팝 문화의 하나로 안무가 인정받을 수 있도록 기틀을 마련하려는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위 개정안에 따르면 저작물의 정의를 규정하고 있는 저작권법 제4조 제1항에 제3호의 2를 신설하여 ‘무도 창조 그 밖의 안무저작물’을 저작물 예시의 하나로 명시하게 된다.

저작권법 제4조 제1항 각호는 한정적 열거가 아니라 저작물을 표현 형식에 따라 분류한 예시 규정이다. 어느 저작물이 여기에 예시된 저작물 분류 중 어느 하나에 속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로서의 기본요건을 갖추고 있다면 저작물로 인정될 수 있다. 또한 현행 저작권법도 무용을 저작물의 하나로 예시하고 있고 무용이란 ‘시간과 공간을 활용하여 신체의 동작으로 예술적 가치를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즉 현행 저작권법에 따르더라도 안무는 무용저작물로서 보호될 수 있다. 판례 역시 창작성 있는 안무를 저작물로 보호하고 있다.

그러므로 위 저작권법 개정안은 종래에 저작물로 보호받지 못했던 영역을 새롭게 포섭하려는 것이라기보다는 최근 K팝 산업에서 안무가 문화적·상업적 가치를 갖는 핵심 콘텐츠로 자리 잡고 있는 사정과 최근 부각되고 있는 안무 창작자에 대한 권리보호의 필요성을 반영하기 위한 움직임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러한 법 개정의 움직임과는 별개로 안무저작물 보호에는 본질적 한계가 존재한다. 저작권 침해가 인정되기 위해서는 안무에 대한 저작권이 있는 것을 전제로 창작적 표현에 대한 실질적 유사성 및 의거성이 인정되어야 한다. 그런데 안무는 인간의 신체를 매개로 한 표현 활동이기 때문에 가능한 동작의 조합이 제한적이며, 단순하거나 흔한 동작의 연속만으로는 창작성이 인정되기 쉽지 않을 것이다.

판례는 안무에 사용된 각종 동작의 요소를 개별적으로 분석하면 각종 댄스 장르의 전형적인 춤 동작, 그리고 이미 공개된 여러 춤에서 발견되는 특징들과 유사한 측면이 있지만 노래의 전체적인 흐름, 분위기, 가사 진행에 맞추어 종합적으로 재구성되었고, 기존에 알려진 춤 동작도 상당한 창조적 변형이 이루어졌고, 각 춤 동작들이 곡의 흐름의 맞게 완결되어 하나의 작품으로 인식되는 점 등을 종합하면 대상 안무는 일련의 신체적 동작과 몸짓을 창조적으로 조합·배열한 것으로서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에 해당한다고 보았다. 즉 안무는 일련의 신체적 동작과 몸짓을 조합·배열한 것이라고 할 수 있고, 그 조합·배열에 창작성이 있다면 저작물로 보호받을 수 있다.

이처럼 안무 역시 일정한 요건 아래에 저작물로서 보호받을 수 있다는 점은 명백하다. 그러나 그 표현의 수단이 되는 신체 동작이 제한적이라는 특성이 있으므로 법 개정이나 법문상 명시만으로 저작권에 대한 보호가 완전히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생각된다.

결국 이번 개정안 논의는 단순히 법률 조문을 추가하는 차원을 넘어 안무 창작자의 권리보호와 표현의 자유 사이에서 균형을 찾는 과제를 제시하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과도한 보호는 후속 창작을 위축시킬 수 있고, 반대로 보호의 사각지대는 창작자의 정당한 권리를 침해한다. K팝 산업의 지속적 성장과 다양성 확보를 위해서는 안무가들의 창작권을 존중하면서도 창작 활동의 자유를 과도하게 제한하지 않는 합리적인 보호 기준 마련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향후 안무에 대한 저작권 등록 제도의 활용 등 제도에 대한 논의와 함께 침해 판단 기준의 구체화, 공정이용의 범위 등 법적 논의 역시 함께 이루어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자림 법무법인(유) 세종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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