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재벌가 결혼 양상이 달라지고 있다. 과거 대기업 오너가의 결혼은 기업의 안정적 확장을 위한 전략적인 수단으로 여겨져 '혼맥'을 중시하는 결혼이 많았지만, 이 같은 공식이 깨지고 직장 동료나 지인 등과의 자유로운 연애를 통한 결혼이 늘어나는 추세다.
25일 재계에 따르면 하림그룹 2세 김준영 팬오션 책임은 과거 자신이 근무했던 사모펀드(PEF) 운용사 JKL파트너스 동료와 결혼했다. 예식은 서울 중구 소재 한 호텔에서 진행됐으며 가족과 친한 지인들만 초대해 소규모로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김 책임의 배우자는 미국 하버드대 출신으로 2023년부터 JKL파트너스에서 근무하고 있다. 두 사람은 같은 회사에서 일하며 인연을 맺은 것으로 전해진다.
김 책임은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18년 하림지주 경영지원실 과장으로 입사해 그룹 경영 전반을 경험했다. 2021년 JKL파트너스로 자리를 옮겨 투자와 재무 경험을 쌓은 뒤 올 초 팬오션 투자기획팀 책임으로 다시 그룹에 합류했다.
이처럼 최근 재벌가에서는 과거와 달리 연애 결혼 사례가 늘고 있다. 과거 재벌가 결혼은 혼인을 통해 혈연을 맺고 기업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영향력을 강화하는 '수단'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오너가 자제들 대부분이 유학파여서 자유연애를 하고 결혼까지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차녀인 민정 씨는 지난해 10월 미군 장교인 중국계 미국인 케빈 황 씨와 혼인했다. 두 사람은 미국 워싱턴DC 듀폰서클에서 이웃으로 지내며 인연을 시작했다. 인디애나주 출신 황 씨는 하버드대와 스탠퍼드대 경영학 석사(MBA)를 졸업했으며 미 해병대 예비군 장교로 근무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미국 중부 특수작전사령부(CSOJTF-C) 소속 장교로 중동에서 복무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동관 한화그룹 부회장도 2019년 약 10년간 열애 끝에 일반인 여성과 결혼식을 올렸다. 김 부회장의 아내는 서울대에서 미술을 전공했으며 2010년 두 사람이 한화그룹에 함께 입사하면서 인연을 쌓았다. 김호연 빙그레 회장의 장남 김동환 사장도 2017년 사내 연애로 결혼했다.
박수림 한경닷컴 기자 paksr36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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