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학창 시절 수학여행의 희미한 추억으로만 국립경주박물관을 기억하고 있다면, 지금 박물관을 다시 찾을 때다. 천지개벽 수준의 리모델링을 거쳐 외국인과 젊은 층이 사랑하는 ‘핫플레이스’로 탈바꿈했기 때문이다.
국립경주박물관의 ‘간판 전시관’인 신라역사관(옛 고고관)이 지어진 건 1975년. 50년 전 완공된 건물인 만큼 외관은 요즘 박물관에 비해 낡고 초라하다. 하지만 안쪽은 다른 어느 박물관보다 고급스러우면서도 편안하다. “호텔 로비인 줄 알았다” “백화점 명품관보다 훨씬 멋지다”는 평가가 많다. 2020년 대대적인 리모델링을 거친 덕분이다.
전시관은 한반도 동남부 지역의 구석기시대 역사부터 시작해 1000년의 신라 역사를 아우른다. 유물을 돋보이게 하는 조명, 세심하게 설계된 동선, 거대한 벽 한가운데 ‘신라의 미소’로 불리는 얼굴무늬 수막새를 배치해 시선을 집중시키는 파격적인 전시 테크닉이 감탄을 자아낸다. 그 덕분에 박물관 관람객은 지난 8월 일찌감치 100만 명을 넘어섰다. 외국인 관람객도 매년 10만 명을 넘기고 있다. 서울 국립중앙박물관 등 전국의 모든 박물관을 통틀어 외국인 비율이 가장 높다.


2002년 문을 연 신라미술관은 신라의 찬란한 미술 문화를 소개하는 공간이다. 백률사 약사불, 남산 장창곡 미륵삼존 등 불교미술의 정수를 이곳에서 만날 수 있다. 이곳 역시 2022년 내부 리모델링을 거쳐 현대적이고 세련된 전시관으로 완전히 탈바꿈했다. 월지관은 지난 17일 리모델링을 마친 전시관이다. 중장년층에 안압지라는 이름으로 더 친숙한 신라 왕실의 인공 연못 월지에서 출토된 유물을 모아놓은 곳이다. 단일 유적을 주제로 한 국내 전시관 중 가장 규모가 크다.
박물관 안 도서관인 신라천년서고에서 ‘힐링’을 즐겨보는 것도 좋다. 아름다운 건축과 함께 각종 고미술과 고고학 관련 서적을 만날 수 있는 공간이다. 에밀레종이라는 이름으로 잘 알려진 성덕대왕신종도 박물관 경내에서 만나볼 수 있다.
경주=성수영 기자 syo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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