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래프톤 1000억 투입…'AI 퍼스트' 전환 선언

게임 ‘배틀그라운드’로 세계 시장을 휩쓴 크래프톤이 1000억원 이상을 투입해 ‘인공지능(AI) 퍼스트’ 기업 대전환에 나선다. AI를 문제 해결의 출발점으로 삼고 사람과 AI가 함께 일하는 조직으로 재편하겠다는 구상이다.

김창한 크래프톤 대표(사진)는 23일 사내 소통 프로그램 ‘크래프톤 라이브 토크’에서 중장기 비전과 로드맵을 공개했다. 김 대표는 “오늘을 기점으로 크래프톤은 에이전틱 AI를 중심으로 업무를 자동화하고, 구성원은 창의적 활동과 복잡한 문제 해결에 집중하는 AI 중심 경영 체계를 본격화할 것”이라며 “AI를 통해 구성원의 성장을 촉진하고 조직의 도전 영역을 넓히겠다”고 밝혔다.

이를 실현하기 위한 기반으로 크래프톤은 그래픽처리장치(GPU) 클러스터 구축에 나선다. 크래프톤은 약 1000억원을 투입해 고성능 연산·추론이 가능한 AI 전용 인프라를 2026년 하반기까지 완성할 계획이다. 이 플랫폼은 에이전틱 AI가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계획·실행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를 토대로 업무 자동화와 AI 연구개발(R&D), 인게임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한다. 또 사내 데이터를 AI 학습에 즉시 활용할 수 있도록 통합·표준화 시스템을 구축해 경영 전반에 AI를 연동하는 운영 체계를 확립한다.

2026년부터는 매년 300억원가량을 투입해 전 직원이 AI 툴을 업무에 직접 활용하도록 지원한다. 사내 AI 교육과 해커톤, AI 인증 프로그램을 확대해 ‘모든 구성원이 AI를 다루는 조직’을 만든다는 구상이다.

크래프톤은 이미 게임 개발에서도 AI를 핵심 역량으로 활용해 왔다. 대표작 ‘배틀그라운드’에는 강화학습 기반 AI 봇을 도입해 사람처럼 전략을 학습·반응하도록 했고, 신작 ‘인조이’에는 사용자가 업로드한 이미지를 3차원(3D) 캐릭터나 의상으로 변환하는 생성형 AI를 적용했다. 텍스처 자동 생성, 음성 합성 등 자체 제작 툴도 운영 중이다.

안정훈 기자 ajh632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