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사진)은 22일(현지시간) 유럽의회 연설에서 “유럽에서 생산된 청정기술 제품을 지원하는 데 다시 집중해야 한다”며 이같이 밝혔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이 강조한 청정기술 분야는 풍력, 태양광, 배터리, 전기차 등이다.그는 유럽 내 공공 조달 시장 규모가 유럽 국내총생산(GDP)의 14%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는 유럽 각국 정부가 통제하는 막대한 재정 수단인 만큼 해당 자금이 유럽산 제품에 사용되도록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 조달 때 100%를 유럽산으로 의무화하기는 어렵지만 유럽산 제품에 우선권을 부여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조치는 글로벌 청정기술 산업의 경쟁 심화가 배경으로 분석된다. EU의 청정기술 제품 수출은 2022년 기준 800억유로(약 133조5500억원)로 6년 만에 세 배로 늘었다. 하지만 중국의 청정기술 수출액은 EU의 두 배에 달한다. 최근 중국이 세계 청정에너지 기술 시장을 석권할 정도로 앞서가자 유럽 기업이 자국 내외 시장에서 밀려날 위험이 커지고 있다.
태양광산업이 대표 사례로 꼽힌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한때 유럽은 세계 태양광 기술을 선도했다”며 “중국 업체들이 정부 보조금을 등에 업고 저가 공세를 펼쳐 유럽 태양광산업이 경쟁력을 잃었다”고 지적했다.
공급망 리스크와 경제 안보 우려도 요인이다. 유럽은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러시아산 가스 공급이 끊기며 에너지 위기를 겪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최근 몇 년간 우리는 한 국가가 핵심 제품과 기술 공급을 장악할 때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 목격했다”며 “대외 의존도는 언제든 압박받는 수단으로 변질될 수 있다”고 밝혔다.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그는 “유럽에서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들과 더 빠르게 핵심 원자재를 공급해야 한다”며 “유럽 경제 안보를 위해 추가 조치를 제안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역내 산업에 대한 외국인 신규 투자 역시 유럽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폰데어라이엔 위원장은 “일부 전략적 분야에도 지원을 강화할 것”이라며 “유럽 내 생산을 지원하기 위한 ‘배터리산업 지원 정책’, 자동차산업을 위한 새로운 이니셔티브를 통해 산업계에 명확한 정치적 신호를 내놓을 것”이라고 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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