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글로벌 반도체 장비업체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로 사업 부진이 예상되자 대규모 인력 구조조정에 나섰다.
미국 경제매체 CNBC는 23일(현지시간)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가 이날 미국증권거래위원회(SEC)에 제출한 서류와 보도자료를 통해 전 세계 인력의 약 4%를 감축하는 계획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약 3만6000명을 고용하고 있으며, 이번 구조조정으로 1400여 명이 일자리를 잃을 전망이다.
회사는 “퇴직금 등 정리해고 비용으로 4분기 약 1억6000만~1억8000만달러의 지출이 발생할 것”이라며 “이번 감원은 자동화, 디지털화, 지정학적 변화 속에서 경쟁력 있고 생산적인 조직으로 자리매김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미국의 수출 통제 목록 확대 이후 2026회계연도 매출에 약 6억달러의 타격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앞서 미국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달 말 중국 기업을 겨냥해 무역 블랙리스트에 오른 기업뿐만 아니라 이들 기업이 지분 50% 이상을 보유한 자회사와의 거래도 제한하는 수출 통제 조치를 발표했다. 이는 중국 기업의 자회사나 해외 계열사를 통한 반도체 장비 및 기타 상품·기술의 우회 수출을 차단하기 위한 것이다.
개리 디커슨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최고경영자(CEO)는 직원들에게 보낸 서한에서 “앞으로 몇 년간의 성장을 준비하며 업무 방식을 지속적으로 혁신하고, 더 빠르게 움직이며, 의사결정을 단순화해 가장 중요한 일에 집중하는 것이 우리의 목표”라고 밝혔다.
한편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는 지난해 271억8000만달러의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이 기록을 경신할 것으로 보이나, 미국의 수출 통제 강화로 이익은 소폭 줄어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이날 어플라이드 머티리얼즈 주가는 228.47달러로 마감해 52주 신고가에 근접했으며, 이는 작년 중반 기록한 역대 최고가인 251.86달러에 육박하는 수준이다.
조영선 기자 cho0su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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