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의 설정액은 최근 3개월간 2110억원 감소했다. 코스피200지수 등을 추종하는 패시브 펀드인 인덱스주식형의 설정액이 같은 기간 1조6103억원 급증한 것과 대비된다.
펀드별로 보면 ‘미래에셋 코어테크’(-451억원) ‘한국밸류 10년투자소득공제’(-376억원) ‘베어링 고배당플러스’(-293억원) ‘신영 밸류고배당’(-285억원) 등 대형 펀드에서 주로 환매가 많았다. 올해 순자산 1조원을 넘기며 인기를 끈 ‘VIP 한국형가치투자’에서도 138억원이 빠져나갔다.
대형 반도체주가 지수를 밀어 올리면서 분산 투자 중심의 액티브펀드 수익률이 시장 성과에 뒤처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국내 액티브주식형 펀드의 3개월 수익률은 16.96%다. 이 기간 국내 인덱스주식형 펀드는 25.15%의 수익률을 냈다. 대부분 액티브펀드가 코스피지수에 못 미치는 수익률을 기록한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수급이 몰려 다른 종목엔 돈이 말라버린 영향이다. 두 종목의 이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 기여도는 59.6%에 달한다.
국내 증시가 오랜만에 강세를 보이자 차익 실현성 환매가 속출한 데다 투자자 사이에서 미국 주식 선호가 강해진 점도 주요 배경이다. 한 자산운용사 임원은 “오랜 기간 국내 증시가 박스권에 머물러 추가 상승에 대한 불신과 미국 주식 선호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국내 주식형 펀드를 환매하고 장기 투자를 위해 미국 주식형 펀드에 다시 가입하는 사례가 많다”고 했다.
대형 반도체주가 수급을 빨아들이며 상승하는 점도 부담이다. 펀드매니저들은 ‘코스피지수 대비 수익률’이 곧 펀드의 성과인 만큼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의 30%에 육박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급등장에선 뒤늦게라도 비중을 늘릴 수밖에 없다. 그 과정에서 중소형주를 차익 실현하면 주가가 떨어지고 대형 반도체주에만 수급이 더 몰리는 불균형이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한 자산운용사 주식운용본부장은 “시장을 따라가기 위해 뒤늦게라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비중을 늘려야 하는데 펀드에 새로 들어오는 돈이 없기 때문에 유망 종목을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팔아치웠다”며 “매니저들은 하락장만큼이나 어려운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고 전했다.
운용업계에선 공모펀드를 증시에 상장해 투자 편의성을 높이자는 취지로 시행되는 공모펀드 직상장을 꺼리는 분위기가 완연하다. 상장지수펀드(ETF)라는 대체제가 이미 있는 데다 공모펀드가 상장되면 오히려 환매를 자극할 것이란 우려에서다. 오는 27일부터 공모펀드 직상장으로 거래되는 상품은 ‘대신 KOSPI200인덱스’와 ‘유진 챔피언중단기크레딧’ 등 2개 상품에 그친다.
맹진규 기자 maeng@hankyung.com
관련뉴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