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진흥원의 제작 지원 대상으로 선정된 작품은 1년 단위로 지원 대상을 선정하는 구조상 통상 6~12개월 안에 완성해야 한다. 하지만 공모 지원 때 제시한 목표 분량만큼 작품을 제작하지 않아도 중간평가 단계에서 일정 분량만 채우면 지원금을 보전받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시나리오 단계부터 최종 완성까지 수년이 걸리는 애니메이션 특성을 고려해 예산 지원 요건을 완화한 것을 악용해 단물만 빼먹는 ‘체리피커’가 양산되기 쉬운 구조인 셈이다.
제작 업체의 재무 건전성보다 작품의 예술성을 중시하다 보니 제작사 재정난으로 작품이 완성되지 못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 주장도 나온다. 강문주 애니메이션제작협회장은 “공모작 심사위원들도 어떤 콘텐츠가 흥행할지 장담할 수 없다 보니 가능한 한 많은 작품을 선정하려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나눠먹기식 지원’을 하는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정부의 장편 애니메이션 지원사업은 2023년 영화진흥위원회에서 콘텐츠진흥원으로 주관 주체가 바뀐 뒤 제작비 30억원을 넘지 않는 애니메이션만 지원하고 있다. 지원 규모도 작품당 최대 8억원에 그친다.
김남희 애니메이션산업협회 부회장은 “기존 영화발전기금으로도 애니메이션을 제작할 수 있게 해 경쟁력 있는 업체가 양질의 작품을 만들 수 있는 인프라를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원종환 기자 won040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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