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은 23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마운틴뷰에서 열린 연례 연구 성과 발표회 리서치앳 행사에서 양자, AI, 유전체학, 지리정보 등 각 분야 연구 성과를 발표했다. 올해로 15회째를 맞은 행사다. 가장 주목받은 성과는 딥소매틱이다. 구글 연구 부문 구글리서치를 이끄는 요시 마티아스 부사장은 “지난 10년간 (유전자) 변이 분석 도구 딥배리언트가 (AI를 활용한 질병 치료의) 기회를 열었다면 딥소매틱은 암과 기타 질병 해결을 향한 진정한 첫걸음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전문가들은 이번 딥소매틱 공개에 대해 지난 10년간 구글이 추진한 AI 바이오 전략의 결정판이라고 입을 모은다. 단백질 구조 예측, 변이 분석, 뇌지도 작성 등 다양한 분야의 연구 성과와 긴밀히 연결돼 있어서다. 딥소매틱은 구글리서치와 UC샌타크루즈 유전체학연구소가 공동 개발한 AI 기반 암 유전체 분석 도구다. 암은 자외선, 방사선, 발암물질이나 내부 요인을 통한 체세포의 변이로 인해 발생한다. 딥소매틱은 딥러닝 모델의 일종인 합성곱 신경망을 통해 미묘한 변이 패턴을 감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구글이 2014년 개발한 딥배리언트는 부모에게서 물려받는 생식세포의 변이를 찾도록 훈련됐다. 그러나 암 발병과 관련성이 높은 후천적 체세포 변이는 발생 빈도가 매우 낮아 딥배리언트에서 시퀀싱 노이즈(DNA 염기서열을 읽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오류)로 인식되곤 했다. 이에 정상 세포와 암세포를 비교 학습한 딥소매틱을 통해 암세포에만 존재하는 변이를 더 정확하게 식별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구글은 딥배리언트를 오픈소스로 공개해 연구자 생태계를 빠르게 확장했다. 2018~2020엔 단백질 구조 예측 AI 모델 알파폴드를 들고나와 AI에 기반한 신약 개발 시장에 불을 댕겼다. 알파폴드를 개발한 구글 연구원은 지난해 노벨 화학상을 수상했다.
누가 AI 바이오 시장에서 먼저 승기를 잡을 것이냐는 양자컴퓨팅 상용화 경쟁과 긴밀히 연결돼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AI 바이오 분석은 엄청난 연산량이 필요하다. 유전체 1명의 데이터는 100GB 이상이다. 수십만 명 규모의 분석은 기존 슈퍼컴퓨터로는 한계가 있다. 이와 관련해 올해 노벨 물리학상의 주인공인 미셸 드보레 구글 양자 AI 수석과학자(예일대 교수)가 이끄는 연구진은 최근 구글의 양자칩 ‘윌로’로 ‘시간 역전’ 실험을 수행해 슈퍼컴퓨터로 3년여가 걸리는 계산을 단 2시간 만에 해결했다고 밝혔다.
실리콘밸리=김인엽 특파원 insid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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