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우리나라 청소년의 수면 부족 현상이 미취학 아동까지 번졌다는 지적이 나왔다.
24일 대한소아내분비학회가 최근 전국 학부모를 대상으로 실시한 '바른 성장 및 건강한 생활 습관 실천에 대한 사회적 인식 조사' 결과에 따르면 미취학 아동의 26.3%는 하루 수면시간이 8시간 미만으로 조사됐다.
대한소아내분비학회는 창립 30주년을 맞아 한국갤럽과 함께 올해 6월 23일∼7월 28일 만 5∼18세 자녀를 둔 부모 2012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했다.
초등학생도 36.3%에 달했고, 중학생과 고등학생은 각각 80.2%와 94.7%로 대다수가 수면 부족에 시달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이 전하는 적정 수면시간은 미취학아동(3~5세) 10~13시간, 학령기 아동(6~13세) 9~11시간, 청소년(14~17세) 8~10시간이다.
수면이 부족할 경우 호르몬과 기억력, 대사 문제 및 정서 장애 등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 무엇보다 지식과 기술을 익히고 생활 습관과 성격을 형성하는 소아·청소년 시기에 만성적인 수면 부족이 발생할 경우 이후 또 다른 문제로 이어질 수 있어 조기에 올바른 수면 습관을 기르는 것이 중요하다.
아이들이 충분한 수면 시간을 갖지 못한 상황에서 부모들은 아이들의 키를 키우기 위해 성장 보조제와 영양제를 먹도록 했다.
조사에 참여한 학부모들이 바라는 성인이 됐을 때 자녀의 키는 남성이 180.4㎝, 여성이 166.7㎝였다. 2022년 산업통상자원부 국가기술표준원의 제8차 한국인 인체치수 조사에서 나온 20대 평균 신장(남성 174.4㎝·여성 161.3㎝)보다 5㎝가량 큰 수준이다.
자녀 성장을 위해 부모들이 시도한 행위로는 운동(58.7%), 특정 식품 섭취(37.0%), 칼슘 섭취(33.9%), 비타민D 섭취(32.4%), 키 성장 보조제 섭취(28.0%) 순으로 높았다. 성장 호르몬을 주사했다는 응답은 4.6%였다.
황일태 대한소아내분비학회장은 "키 크는 주사 같은 성장호르몬은 내분비 등에 장애가 있어 성장을 못하는 아이를 치료하는 게 목적"이라며 "단순히 아이의 키를 키우기 위해 성장호르몬 주사를 투여하는 건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성장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것으로 꼽히는 스마트폰 등 전자기기 사용률도 높아졌다.
자녀들의 스마트폰, 컴퓨터 등 전자기기 하루 평균 사용 시간을 물었을 때 2시간 이상인 경우가 주중 51.7%, 주말 71%로 나타났다.
초등학생의 경우에도 주중에는 43.5%가, 주말에는 66.5%가 하루 2시간 이상 전자기기를 사용했다. 이는 2016년 조사 당시 하루 2시간 이상 사용한다는 응답률(20.4%)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자녀가 미취학 아동인 경우에도 31.6%가 주중 전자기기 사용 시간이 1시간 이상∼2시간 미만이라고 응답했다. 전문가들은 학령기 이전부터 전자기기 사용 증가와 맞물려 수면 습관에도 부정적 영향 미치는 것으로 봤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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