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7일 12:32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국은 인프라 투자에 필요한 정책 일관성, 기술력과 인력, 민간·공공의 협력 구조가 균형을 이룬 놓칠 수 없는 매력적인 시장입니다.”
프로제시 바너지아 KKR 매니징디렉터는 27일 싱가포르 파크로얄콜렉션 호텔에서 열린 ‘ASK 싱가포르 2025’ 주제 발표에서 “한국은 인프라 투자가 성장 잠재력과 확장성을 갖춘 비즈니스 모델로 발전할 수 있는 세 가지 조건을 갖췄다”며 “아시아 인프라 투자에서 ‘전략적 허브’ 역할을 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한국 인프라 시장의 핵심 투자 기회가 △디지털 인프라 △재생에너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폐기물 관리 등 3대 분야에서 창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한국 내에서 인공지능(AI)과 클라우드 확산, 자국 데이터 주권 강화로 인해 국내 통신사와 클라우드 기업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한국 내 클라우드서비스제공자(CSP) 및 통신사와 지분 파트너십을 맺는 등 운영 전략이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에너지 전환과 관련해선 “2050년 탄소중립 목표에 따라 재생에너지 발전과 배터리 저장 인프라가 국내에서 폭발적으로 확대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며 “KKR은 배터리 제조사 및 개발사와 협업해 재생에너지 자산을 통합하는 전략적 투자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KKR은 한국에서 적극적으로 투자해왔던 폐기물 처리 분야에 대한 투자를 계속 이어갈 계획이다. KKR은 올해 SK에코플랜트가 보유한 폐기물 부문 자회사를 인수하며 이 분야에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지방 단위의 폐기물 처리 플랫폼을 통합하고, ‘볼트온’ 인수를 통해 전국 단위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는 구조가 매력적이라는 평가다.
바너지아 매니징디렉터는 한국 인프라 시장이 전통적인 ‘규제형 유틸리티(코어)’ 단계에서 운영 중심의 ‘코어플러스’ 단계로 빠르게 전환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한국 시장은 과거 발전·송배전·교통 등 정부 주도 영역에 머물렀지만, 이제는 데이터센터, 에너지저장장치(ESS), 재생에너지, 폐기물 관리 등 민간 주도의 사업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말했다.
인프라에 투자하는 PE가 한국 시장에서 단순한 금융 파트너를 넘어 운영 능력과 실행 전략을 갖춘 전략적 파트너로 진화해야 한다는 설명도 이어졌다. 그는 “기업의 포트폴리오 재편과 비핵심 자산 매각 과정에서 단순한 자금력보다 관계 중심의 비공개 거래가 늘고 있고 글로벌 운용사와 국내 대기업 간 ‘전략적 동맹’이 가치 창출의 중요한 원동력이 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대기업과 협업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자본 구조를 유연하게 설계할 수 있는 운용사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KKR은 아시아 인프라 시장에 대해 “여전히 선진국 대비 경쟁이 덜하며 성장 여력이 크다”고 진단했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국내총생산(GDP) 성장이 전 세계 성장의 절반 이상(53%)을 차지하고 있고 도시화와 중산층 확대, 디지털 전환·에너지 전환 수요가 꾸준히 이어져 인프라 투자에 최적화됐다는 평가다.
차준호 기자 chach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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