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 빅테크 업계 중장년 남성들을 중심으로 성형수술이 인기다.
미국 캘리포니아 베벌리 힐스의 한 성형외과 의사는 2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최근 5년 새 IT업계 남성들의 성형외과 수요가 5배로 증가했다고 밝혔다. 경쟁이 치열한 빅테크 업계에서 시대에 뒤떨어지지 않아 보이도록 하기 위해 '젊은 외모'에 관심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IT 대기업 밀집 지역인 샌프란시스코의 성형외과 의사는 WSJ과 인터뷰에서 안면거상 수술을 상담하는 남성이 코로나19 이전 대비 25%, 눈꺼풀 수술 상담은 같은 기간 50% 증가했다고 말했다.
샌프란시스코에서 병원을 운영 중인 성형외과 전문의 티머시 마텐 원장은 "우리 사회는 전통적으로 여성에게 더 젊어 보여야 한다는 압박을 가해왔지만, 이제 남녀 모두가 같은 걸 느낀다"며 "늙어 보이면 '쓸모없는' 사람으로 취급되는 실리콘밸리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고 현지 분위기를 전했다.
WSJ에 따르면 이 지역의 30대 남성은 대개 보톡스, 필러 등 비수술적 처치를 선택한다. 그러다 40대부터 남성들은 절개 부위를 줄여 회복도 빠른 '미니 안면거상' 등 수술적 처치를 선택하기 시작한다는 설명이다.
코로나19 이후 재택, 원격근무가 확산된 것도 성형수술 수요 증가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꼽힌다. 원격근무 덕에 충분한 회복 기간을 확보할 수 있게 되면서 복잡한 성형수술도 쉽게 결단할 수 있게 됐다는 설명이다.
원격회의 시스템에서 카메라를 통해 자기 얼굴을 반복해서 바라볼 기회가 많아지면서 외모를 개선하고 싶다는 수요가 커졌다는 의견도 있다.
위고비, 마운자로 등 비만치료제 사용 증가도 원인 중 하나로 꼽힌다. 비만치료제를 통해 급격히 체중이 감소하면서 얼굴 피부가 다소 늘어진 사람들이 안면 거상 등 성형수술을 상담한 사례가 있다고 한 성형외과 의사는 WSJ에 전했다.
빅테크 종사자들의 소득 수준이 비교적 높다는 점도 성형수술을 쉽게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환경으로 언급된다.
이 지역 성형외과 의사들은 안면거상·목 거상 수술에 15만달러(약 2억원) 정도를 받는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간단한 수술인 '미니 안면거상'도 최소 1만5000달러(약 2000만원)부터 시작하고, 눈꺼풀 수술도 5000∼1만달러(700만∼1400만원)로 전해진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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