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해룡 경정이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을 수사하던 당시 현장검증에 참여했던 말레이시아 운반책이 조현병(정신분열증)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경찰 등에 따르면 서울 영등포경찰서 형사과장으로 근무하던 백해룡 경정은 지난 2023년 9월 필로폰을 밀반입한 말레이시아 국적 운반책 2명을 검거, 조사하는 과정에서 인천공항 세관 직원이 범행을 도왔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
검거된 운반책은 경찰 조사에서 그해 1월 인천공항을 통한 밀반입 당시 입국 전 현지 마약 총책에게서 "한국 세관이 너희들을 알아보고 빼낼 테니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는 취지의 말을 들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말레이시아 출국 전 해당 총책이 사준 옷을 입고 전신사진을 찍었고, 이 사진이 한국 총책을 거쳐 세관 직원들에게 전달될 것이라고 안내받았다고도 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들은 현장 조사에서 세관 직원 3명을 특정하고 당시 자리를 비운 1명에 대해서도 사진을 보고 일치하게 지목했다. 이들보다 앞서 검찰에 검거됐던 또 다른 말레이시아 국적 운반책 1명도 세관 마약밀수 연루 의혹을 뒷받침하는 진술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 3명의 운반책 가운데 1명인 말레이시아 국적 A(48)씨는 2023년 11월 인천국제공항에서 진행된 현장검증에서 조현병을 호소했다.
백 경정이 '출국 심사 때 누가 도와줬느냐'고 묻자, A씨는 "잘 모르겠다. 그냥 순조롭게 통과했다. (총책이) 세관에서 다 사람을 사놨다고 했다"고 답하면서도, "정신분열증이 있는데 지금 도진 것 같다. 귀에서 (환청이) 들리고 마음이 복잡하다"고 말하며 수갑을 풀어달라고 요청했다.
경찰 조사에 따르면 그는 조사 당시 질문에 "그렇다"는 대답만 반복하는 등 불안정한 상태를 보여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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