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리더십의 본질을 ‘사람 중심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김덕순 하나펀드서비스 대표이사는 1995년 하나은행에 입행해 30년간 은행 지점장, 지역 대표 등을 거쳐 지난 1월 하나펀드서비스 대표이사에 취임했다. 그는 “리더십과 지속가능경영이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리더십의 본질을 ‘사람 중심 경영’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고 강조했다.
단기적 성과보다는 장기적 신뢰를, 이익 중심의 의사결정보다는 사람 중심의 선택에 초점을 맞춘다는 것이다. 업무 성과에 대한 철학도 이 같은 경영철학이 그대로 녹아 있다. 김 대표는 “성과는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닌 함께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의미 있다”고 말했다.
“사람 중심 경영으로 ESG 경영 기반”
김 대표는 평소 현장 중심과 솔선수범하는 것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은행 지점장으로 일할 때 직원들과 함께 고객을 찾아다니며 솔선수범형 리더십을 배우는 계기가 됐다고 강조했다. 그는 “직원들과 함께 발로 뛰는 영업 현장에서 고객의 신뢰를 쌓고, 동료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사람 중심의 경영이 얼마나 중요한지 깨달았다”며 “고객 중심 사고, 동료와 함께하는 도전이 제 커리어의 기반이었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펀드 사무관리업이 투자자들의 올바른 펀드 거래를 돕기 위해 펀드의 가치를 정확히 산출해 시장에 제공하는 역할을 한다”며 “아주 작은 오류도 용납되지 않는 꼼꼼함과 신속한 판단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이 부분에서 여성 리더십이 강점을 발휘한다고 생각한다”며 “섬세한 관찰력과 상대방을 이해하는 공감 능력, 열린소통은 내부로는 직원들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고 외부로는 고객사의 신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사람 중심의 경영철학은 그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의 기반이 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E(환경)는 우리가 남겨줄 세상에 대한 책임, S(사회)는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에 대한 약속, G(지배구조)는 그 모든 책임을 투명하게 이행하는 시스템이다. 결국 ESG는 사람에 대한 존중에서 시작된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하나펀드서비스를 ESG 실행 기업으로 만들기 위한 문화적 전환에 집중했다. 그는 임직원이 일상에서 ESG를 체감할 수 있도록 종이 없는 사무실, 제로웨이스트, 휴게 시간 소등 등 생활 속 실천 운동을 전사적으로 도입했다.
또 대학,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지역 상생 캠페인을 진행하며 ESG의 사회적 역할을 확장했다.
그는 “기업이 지역사회와 연결될 때 진짜 지속가능성이 만들어진다”며 “ESG는 기업의 평판을 높이는 도구가 아니라 사회와의 신뢰를 재설계하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특히 하나펀드서비스는 금융산업에서 ESG의 ‘G(거버넌스)’ 부문을 강화하는 데 주력한다. 최근 도입된 ‘책무구조도(responsibility map)’ 제도는 금융회사 경영진이 내부통제 책임을 명확히 하는 새로운 법적 틀이라는 설명이다. 김 대표는 이를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투명경영을 통해 신뢰를 쌓는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보고 있다.
최근 하나펀드서비스는 금융회사들이 이 제도를 원활하게 도입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발 중이다.

다양성과 포용성, 지속가능한 조직의 힘
김 대표가 강조하는 키워드는 ‘다양성과 포용성(D&I)’이다. 특히 여성 리더십이 ESG의 핵심 가치인 공감과 포용을 실천적으로 구현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여성 리더십은 섬세함, 경청, 관계의 힘을 기반으로 한다”며 “이는 ESG의 사회(S)와 지배구조(G)를 움직이는 가장 강력한 동력이다”고 말했다.
그는 취임 이후부터 하나펀드서비스 내에서 D&I를 기업문화로 뿌리내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급과 관계없이 의견을 제안할 수 있는 ‘열린 소통 문화’, 브라운백 미팅, CEO 토크, 힐링 투어 등 직원 중심의 프로그램이 대표적이다. 그는 “조직의 힘은 ‘다름’을 인정하고 존중할 때 나온다”며 “다양한 시각을 받아들이는 조직이야말로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 같은 조직문화는 자연스럽게 여성 인재의 성장으로 이어졌다.
하나펀드서비스 직원의 43%가 여성이며, 그는 그룹의 여성 리더 육성 프로그램 ‘하나 웨이브스(Hana WAVEs)’ 1기 멤버로 참여해 차세대 여성 인재 발굴에도 힘쓰고 있다. 그는 “여성 인재가 성장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것은 ESG의 사회적책임이자 회사의 지속가능한 경쟁력이 되고 있다”고 말했다. 육아지원 제도 강화, 선배 여성 리더의 멘토링 문화 정착을 통해 경력 단절 없는 성장 환경 조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김 대표는 취임 이후 사회적가치 창출을 위한 행복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하나펀드서비스는 전북 지역 대학생, 시민단체,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환경정화, 시장 활성화 캠페인, 문화 공연 등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함께 직원 복지 개선에도 적극적이다. 남성·여성 휴게실 신설, 조기퇴근제 ‘해피데이’, 힐링 투어 프로그램 등 직원들의 워라밸을 높이는 제도를 정착시켰다.
이미경 한경ESG 기자 esit917@hankyung.com│사진 본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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