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7일 14:3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기업공개(IPO) 분야에서 강점을 지닌 대형 증권사들이 5~6년간 조직을 이끌던 핵심 본부장들을 잇따라 교체됐다.
성과 기반의 승진 인사가 이어지는 한편, 거래소의 규제 강화와 제도 변화, 시장 회복 조짐에 맞춰 리스크 관리와 실행력을 겸비한 중간세대 리더를 전면에 배치하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27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미래에셋증권은 이번 주 본부장급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다. 앞선 임원 인사에서 성주완 IPO본부장(전무)이 IB1부문 대표(부사장)로 승진함에 따라, 차기 IPO본부장이 이번 인사에서 확정된다.
성 부사장은 2020년부터 약 6년간 미래에셋증권의 IPO 비즈니스를 총괄했다. SK아이이테크놀로지, 크래프톤, HD현대중공업, 두산로보틱스, 에코프로머티리얼즈 등 굵직한 상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그동안의 성과를 인정받아 회사채·유상증자·IPO·투자금융 등 정통 IB 부문을 총괄하는 IB1부문 대표로 승진했다.
차기 IPO본부장은 내부 승진이 유력하다. 김진태 IPO2팀장(상무)과 조인직 IPO3팀장(상무)이 본부장 후보로 거론된다. 성 부사장은 1972년생, 김 상무와 조 상무는 각각 1975년, 1976년생으로 1970년대 중반 세대가 IPO 조직의 새로운 주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다.
미래에셋뿐만 아니라 주요 대형 증권사 대부분이 최근 1~2년 사이 IPO본부장 교체에 나섰다. 한국투자증권과 NH투자증권은 지난해 말 인사를 통해 새 본부장을 선임했다. 한국투자증권은 방한철 상무보를 IB1본부장으로, NH투자증권은 최강원 홍콩법인장을 ECM본부장으로 각각 임명했다.
전임자인 최신호 전 한국투자증권 IB1본부장과 김중곤 전 NH투자증권 ECM본부장은 각각 2020년, 2019년부터 5~6년간 각 사의 IPO 비즈니스를 이끌었다.
성주완 부사장을 비롯한 이들은 모두 국내 IPO 시장이 호황기와 침체기에 반복하는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IPO 실적을 유지하며 업계 내 ‘장수 본부장’으로 불렸다.
그 전해인 2023년에는 KB증권과 삼성증권도 각각 유승창 전무와 이기덕 상무를 새 IPO 수장으로 선임하며 조직 리빌딩을 단행했다.
최근 이러한 흐름은 단순한 인사 순환을 넘어, IPO 시장 환경 변화에 대응하기 위한 조직 재정비 성격이 짙다는 평가다. 공모주 규제 강화, 보호예수 제도 개편, 신규상장 심사 강화 등 제도 변화가 이어지면서 각사의 전략적 대응력 강화가 불가피해졌다는 분석이다.
시장 안팎에서는 대형사들이 IPO 시장의 ‘새판 짜기’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 주식시장 훈풍이 다시 불기 시작했지만, 신규 상장사가 준비해야 할 과제가 늘어난 만큼 빠른 의사결정과 리스크 관리 역량을 동시에 갖춘 실행형 리더가 필요하다는 판단이다.
대형 증권사 IB 임원은 “거래소 규제가 강화되고 상장 문턱이 높아진 만큼, 내부적으로도 기획·심사·리스크 관리 기능을 재정비하려는 움직임”이라며 “IPO 시장의 본격 회복기에 대비한 리빌딩 단계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최석철 기자 dolso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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