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10월 28일 11:0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사모펀드(PEF)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가 인공지능(AI) 솔루션 기업 마인드웨어웍스에 대규모 자금을 투자한다. 기업가치를 미리 확정하지 않고, 향후 실적에 따라 전환가격과 지분율이 달라지는 이례적인 성과 연동형 투자 구조다.
28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크레센도는 총 900억원을 전환우선주(CPS) 형태로 마인드웨어웍스에 투자한다. 우선 300억원을 납입한 뒤, 나머지 600억원을 추가 투자할 계획이다. 이번 투자에는 구주 인수 없이 100% 유상증자 방식으로만 투자한다.
마인드웨어웍스의 투자 전 지분 100% 기준 가치는 800억~900억원 수준이다. 크레센도는 이와 맞먹는 자금을 투입하지만, 당장 경영권을 확보하지는 않는다. 기업가치를 정하지 않고 미래 실적에 따라 전환가를 조정하는 구조로 설계됐기 때문이다. 창업자인 이재인 대표가 경영권을 유지한 채 핵심 기술 개발과 글로벌 사업 확장에 참여할 예정이다.
2027년 영업이익 실적을 기준으로 크레센도가 인수한 CPS의 최종 전환가격과 지분율이 결정된다. 회사가 목표 실적을 달성하면 창업자가 경영권을 유지하지만, 실적이 목표치보다 부진할 경우 전환가가 하향 조정(리픽싱)돼 크레센도의 지분율이 과반 이상으로 높아지며 경영권이 크레센도로 이전된다. 목표 실적 이상을 달성하면 전환가격은 조정되지 않고 창업자의 지분율과 경영권이 유지된다. 크레센도는 기업가치 상승으로 평가이익이 커진다는 장점이 있다.
이런 과감한 투자 구조를 설계한 배경에는 마인드웨어웍스의 성장성에 확신이 있어서다. 크레센도는 반도체 장비기업 HPSP에 투자해 기술 상용화와 글로벌 고객사 확보를 이끌며, 투자초기 200억원대였던 기업가치를 시가총액 3조원 회사로 키운 경험이 있다.
이 같은 성공 사례가 이번 투자에도 자신감을 실어줬다. 크레센도는 반도체 장비에서의 성공을 AI 솔루션에서도 이어가겠다는 구상이다. 2010년 설립된 마인드웨어웍스는 AI 컨택센터(AICC) 분야에서 기업의 기존 시스템을 AI로 통합·관리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엔진’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금융사 고객 비중이 높다. 실제 자금이 오가는 금융권의 특성상 안정성과 신뢰성이 필수적인데, 마인드웨어웍스는 이 분야에서 기술 검증이 마무리된 상태다.
회사는 일본·인도네시아·베트남 등 해외 시장에도 솔루션을 공급하고 있다. 국내 AI 솔루션 기업 중 드물게 글로벌 시장에서 기술력을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아직 적자지만 향후 성장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회사는 지난해 매출은 50억원, 영업손실은 52억원을 기록했다.
크레센도에쿼티파트너스는 2012년 설립된 서울 기반 사모펀드 운용사로, 페이팔과 팔란티어 창업자 피터 틸이 초기 출자자로 참여했다. IT·제조업에 특화된 하우스로, 기술 중심 중견기업의 글로벌 확장과 밸류업에 주력하고 있다.
최다은 기자 max@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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