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황과 세계 청년·성직자가 한자리에 모이는 세계청년대회(WYD)가 2027년 7월 29일부터 8월 8일까지 10박11일간 한국에서 열린다. 초반 닷새는 서울을 제외한 전국 15개 교구 행사로, 후반은 서울 전역에서 열리는 본대회로 진행된다. 올해 선임된 레오 14세 교황의 첫 방한 행사이자 세계 청년 문화 교류의 장이 될 전망이다. 대회조직위원회에 따르면 2027 WYD는 세계에서 최대 100만 명가량이 참가하는 메가 이벤트로 3조원 안팎의 경제적 효과가 있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2027 WYD는 ‘진리·사랑·평화’를 대주제로 열린다. 조직위원장인 정순택 천주교 서울대교구장(대주교)은 “이 자리는 단순한 행사 계획 발표가 아니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세계 청년을 향한 우리의 약속이자 인류 공동체가 함께 나아갈 방향에 대한 성찰의 초대”라고 강조했다.
서울은 17번째 WYD 개최지로 아시아에서 WYD가 열리는 건 1995년 필리핀에 이어 두 번째다. 조직위원회 총괄 코디네이터 이경상 주교는 “WYD 역사상 최초로 분단국가에서 열린다”며 “교황은 방한해 대통령, 여러 종교 지도자와 만나 평화 메시지를 나눌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교황은) 북한 청년이나 북한 이탈 청년도 초대할 수 있기를 기대하고 있다”면서도 교황의 방북 가능성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희망하지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해 보인다”고 했다.
제주 등 한국 전역에서 K컬처를 홍보할 기회라는 게 천주교 측 설명이다. 조직위 사무국장인 이영제 신부는 “식사 제공은 교황청 기준을 따르되 K푸드를 체험하게 하는 기회로 활용하겠다”고 말했다.
WYD는 방학을 고려해 8월에 열린다. 무더위에 진행되는 야외 대규모 국제 행사라 일각에서는 ‘제2의 잼버리 사태’에 대한 우려도 나온다. 조직위는 이동식 에어컨, 그늘막, 쉼터 등 폭염 대비 시설을 갖출 계획이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영국 가디언 기자는 2023년 새만금 세계스카우트잼버리대회 당시 혼선을 언급하며 “정부, 지방자치단체와 어느 정도 협력이 이뤄지고 있느냐”고 질문했다. 이 주교는 “특별법이 통과되는 대로 본격 협의를 시작할 것”이라고 답했다. 행사 지원을 위한 특별법이 국회에 발의돼 있지만 불교계 등은 “천주교 특혜”라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 신부는 “특별법은 외국인 비자 간소화, 건축·교통 인허가 신속 처리, 예산 지원과 폭염 대비 등 대규모 국제 행사를 안전하게 치르기 위한 장치”라며 “2013년 리우데자네이루 WYD 당시에도 브라질 연방법을 제정해 지원했다”고 설명했다.
WYD 기간 세계 청년, 성직자, 미디어 관계자들이 방한하면 경제적 효과가 작지 않다. 한국마이스협회 전망에 따르면 서울 WYD 개최의 경제적 효과는 2조700억~3조1500억원, 고용 유발 효과는 최대 1만6000명으로 예상된다.
구은서 기자 ko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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