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기 남부에서도 본전도 못 건지고 분양권을 처분하려는 청약 당첨자가 적지 않다. 수원시 팔달구 ‘수원성중흥S클래스’(1154가구)엔 마피 3000만원 매물이 많다. 이 단지에선 15일 이후 호가를 수천만원씩 내리는 사례가 나타나고 있다. 광명시 소하동 ‘광명소하신원아침도시2’(203가구)에서도 마피 1000만원의 급매 물건이 등장했다. 의왕시 오전동 ‘의왕센트라인데시앙’(733가구)엔 웃돈이 제로(0)에서 1000만원 미만인 ‘무피’ 매물이 넘쳐난다. 한 중개업소 관계자는 “10·15 대책으로 가격 상승 기대감이 사라지고 전세 세입자를 들이기 힘들 것으로 보는 사람이 많아졌다”며 “실거주가 아니라 투자 목적으로 분양받은 수요자를 중심으로 마피를 감수하고 분양권을 던지려는 수요가 늘어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계속 비규제지역으로 남게 된 경기도 내 다른 지역은 분위기가 다르다. 구리시 인창동 ‘구리역롯데캐슬시그니처’(1180가구) 분양권 호가는 최근 2000만원 올랐다.
문제는 수도권 외곽 청약시장의 수요층이 목돈이 부족한 청년이나 서민이 많다는 점이다. 이들이 대거 이탈할 공산이 크다. 게다가 분양권 전매제한 기간은 3년으로 늘어났고, 1순위 청약 자격이 무주택 세대주로 제한됐다. 한 건설사 분양팀장은 “이번 10·15 대책에 분양가 상한제가 빠진 점은 의외”라며 “만약 분양가 상한제로 가격 경쟁력을 갖춘다면 대출 규제에도 수요자 발걸음이 쏠릴 것”이라고 말했다.
결국 수도권 청약시장은 ‘로또 청약’이 가능한 강남3구(강남·서초·송파구)와 용산구 등 ‘1극 체제’로 재편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 외 지역에선 ‘당장 목돈이 없어도 신축 아파트를 시세보다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수 있다’는 청약의 최대 장점이 희석됐기 때문이다.
이인혁 기자 twopeo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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