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플라스마로 분해하면 수소를 얻을 수 있습니다.”이병호 비츠로넥스텍 대표(사진)는 “‘거대과학’을 산업으로 전환해 새로운 시장을 여는 ‘퍼스트 무버’가 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비츠로넥스텍은 우주항공, 핵융합, 플라스마, 가속기 등 비츠로그룹의 신성장사업을 모아놓은 자회사다. 이 대표는 “개발 주기가 길고 초기 투자비용이 높아 당장은 큰 수익을 내진 못하지만 수년 뒤 시장이 개화하면 엄청난 파급효과를 불러올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가장 주목하는 사업으로 플라스마를 꼽았다. 고체, 액체, 기체에 이어 ‘제4의 물질 상태’로 불리는 플라스마는 수천 도의 초고온을 이용해 물질을 원자 단위로 분해한다. 이 대표는 “단순 소각이 아닌 열분해 방식이 핵심”이라며 “쓰레기를 태울 때는 이산화탄소, 미세먼지가 발생하지만 이 방식으로 분해하면 수소처럼 유용한 자원을 회수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플라스마의 적용 범위는 무궁무진하다. 음식물 쓰레기를 처리하면 악취 없이 비료로 활용 가능한 탄화물만 남는다. 탄화물 시장은 1조원 규모다. 최근 해체가 승인된 고리 1호기 등 원전 해체 시장에서도 플라스마 기술은 필수다. 방사성폐기물의 부피를 150분의 1로 줄여 보관 문제를 획기적으로 해결할 수 있다. 국내 원전에 납품한 실적도 있다.
비츠로넥스텍은 녹는점이 3400도에 달하는 텅스텐과 냉각 성능이 뛰어난 구리를 결함 없이 완벽하게 접합하는 기술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이 기술로 만든 부품은 한국의 인공태양 프로젝트(KSTAR)에 적용돼 성능을 입증받았다. 현재 건설 중인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사업에도 참여 중이다.
이 회사는 다음달 기업공개(IPO)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 대표는 “상장을 통해 조달한 자금으로 플라스마 기술 상용화 등 사업 역량을 강화해 2~3년 내 흑자 전환을 이룰 계획”이라고 말했다.
박진우 기자 jw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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