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7일 SNE리서치가 발간한 ‘중국 리딩 제조사 경쟁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올 상반기 CALT의 매출은 1789억위안(약 34조원)으로 한국 배터리 3사의 합산 매출(약 22조원)보다 1.6배 많았다. CATL의 영업이익도 약 6조5000억원으로, LG에너지솔루션(8669억원)을 제외하면 적자를 본 한국 배터리사와 대조됐다.연구개발(R&D) 투자와 인력 규모도 CATL이 앞섰다. CATL의 R&D 인력은 2만346명으로, 국내 3사(1만여 명)보다 두 배 이상 많았다. CATL은 연구개발에 전체 인력의 15% 이상을 배치하고, 연 매출의 5~7%를 재투자하고 있다.
SNE리서치는 한국과 중국 간 배터리산업의 구조적 차이로 발생한 격차로 분석했다. 한국 배터리산업이 민간 기업 주도로 성장하는 동안 CATL은 중국 정부의 정책 지원을 등에 업고 대규모 증설을 지속했다는 것이다. SNE리서치는 “양국의 기술 수준은 비슷하지만 속도와 생산량, 가성비 측면에서 중국이 압도적”이라며 “한국이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해선 핵심 소재 내재화, 정책 일관성 확보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CATL 등 중국 배터리 회사들은 한국보다 2~3년 뒤처진 전고체 배터리 기술력을 빠르게 추격하기 위해 ‘게임 체인저’로 꼽히는 전고체 배터리 개발 등에 R&D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전고체 배터리는 액체 전해질을 사용하는 기존 리튬이온 배터리 대비 에너지 밀도와 충전 속도, 열 안전성 측면에서 압도적인 성능을 갖췄다.
중국 정부도 지난해 전고체 배터리 산학연 협동 혁신 플랫폼(CASIP)을 구축하고 기술 표준화를 추진하면서 기업을 지원하고 있다. CATL, 상하이자동차(SAIC) 등 자국 기업에 전고체 배터리 연구 명목으로 60억위안(약 1조2000억원)을 투입했다. 반면 한국 정부가 전고체 배터리 R&D 사업에 편성한 예산은 향후 5년간 총 117억원에 불과하다.
2000~2023년 중국의 전고체 배터리 관련 누적 특허 출원 건수는 4625건으로 한국(3225건)을 앞질렀다. 올 2분기 약 1510건의 신규 전고체 배터리 특허 출원 중 180건 이상이 중국에서 처음 특허를 낸 신규 진입 업체에서 나왔다.
안시욱 기자 siook95@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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