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날 저녁 트럼프 대통령을 중심으로 일부 정상이 참석하는 실무 만찬 행사가 열린다. 취임 후 처음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마크 카니 캐나다 총리 등이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지 관심이 쏠린다. 캐나다 온타리오주는 최근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을 활용한 광고를 통해 미국 관세를 비판했고, 트럼프 대통령은 이에 격분해 협상 중단과 추가 관세(10%포인트) 부과를 선언했다.
APEC 기간 최대 이벤트로 꼽히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 간 회담은 30일로 예정돼 있다. 양국은 지난 25~26일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고위급 회담을 통해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유예, 미국의 100% 추가 관세 철회 등 ‘전략적 휴전’에 합의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은 “세부 사항을 조율했으며 두 정상이 한국에서 합의를 마무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깜짝 만남’이 성사될 가능성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아시아 순방 중 여러 차례 김정은을 향해 “만나고 싶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그는 27일 말레이시아에서 “순방 기간을 연장하는 것도 배제하지 않겠다”며 재차 회동을 요구했다.
정상회의에선 ‘우리가 만들어가는 지속 가능한 내일’이란 목표 아래 중점 과제인 ‘연결·혁신·번영’ 등을 실현하는 방안 등을 논의한다. APEC 설립 취지에 따라 자유무역 질서에 기반한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번영을 추구하는 방안도 협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실무 대표단은 경주에서 최종고위관리회의(27~28일)와 외교·통상합동각료회의(29~30일)를 열어 이 같은 정상회의 의제와 선언문을 조율한다. 그러나 공동 선언문에 자유무역 질서 관련 문구를 넣을 것인지를 두고 이견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공동 선언문 채택 여부는 미·중 회담 향방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오현주 대통령실 국가안보실 3차장은 “세계무역 질서가 혼란스러워 공동 선언문 도출이 쉽지 않다”면서도 “채택을 위해 최대한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APEC 의장국을 맡은 우리 정부는 공동 선언문 도출에 실패하면 그동안 실무 차원에서 논의한 ‘인공지능(AI) 협력’ ‘인구 구조 변화 대응’ 등을 담은 별도 선언문을 채택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정상회의 마지막 날 세션 종료 후엔 이 대통령이 시 주석에게 의장국 지휘봉을 건네는 인계식을 치른다.
경주=이현일/배성수 기자 hiune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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