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차라 좀 망설였어요. 그런데 이건 달랐어요.”서울 을지로에서 일하는 직장인 김도윤씨는 지난 9월 비야디(BYD)의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시라이언 7(Sealion 7)을 출고했다. 처음엔 단순히 출퇴근용 세컨드카로 알아보던 그는, 국산차와 수입차를 모두 비교한 끝에 BYD를 선택했다.
BYD코리아의 중형 전기 SUV 시라이언 7이 출시 단 한 달 만에 825대 판매를 기록했다. 이는 국내 수입 전기차 부문 ‘톱 3’에 해당하는 수치다. 그동안 ‘중국산 전기차’는 대중의 관심 밖에 머물렀지만, 이번에는 시장 자체가 반응했고 소비자가 움직였다는 점에서 남다른 관심을 받고 있다.
자동차업계에서는 시라이언 7이 단순히 저렴한 가격 경쟁력만으로 성공한 것이 아니라고 보고 있다. 4000만원대 초중반(4490만원·전기차 보조금 미포함)이라는 가격 속에 10.25인치 디지털 계기판과 15.6인치 메인 디스플레이, 전동 트렁크, 통풍시트, 360도 카메라 등 충실한 옵션 구성이 담겨있다. 경쟁 모델로 분류되는 테슬라 모델 Y는 후륜구동(RWD) 모델 기준 가격이 5111만원으로 시라이언7에 비해 800만원 이상 비싼 편이다. 특히 안전성에서 인정받은 BYD의 블레이드 배터리도 전기차 선택에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품질도 기존 중국차의 이미지와 거리가 멀다. 매우 넓은 범위를 인조가죽으로 덮었을 뿐만 아니라 플라스틱 사출 자국 없는 깔끔한 마감과 꼼꼼한 만듦새 등이 강점으로 부각된다. 파노라마 글래스 루프, 앰비언트 라이트 등 구성도 소비자들로 하여금 “한국차와 비교해서도 고급스럽다”는 반응을 이끌어냈다.주행감 또한 기존 전기 SUV의 단점이던 ‘둔탁함’을 벗어난다. 특히 전기차만의 단점으로 지적되는 가감속시 멀미 유발을 최소화시킨 것이 주목받고 있다. 조향 응답성과 승차감의 절묘한 균형도 호평 받는 요소다. 우수한 정숙성과 부드러움이 부각되고 있는 것이다.
시라이언 7을 경험한 소비자들은 “중국차라 걱정했는데, 타보니 생각이 달라졌다”는 공통된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매력적인 디자인’, ‘풍부한 옵션과 넓은 실내 공간’, ‘조용하고 편안한 승차감’, ‘완성도 높은 품질’ 등을 장점으로 꼽고 있다. 무엇보다 시승을 하기 전 갖고 있었던 편견이 시승 후 바뀌었다는 소감이 주를 이뤘다.
시라이언 7이 보여준 판매량은 중국산 자동차라는 꼬리표보다 합리적인 소비가 중요한 소비자 수요가 충분히 높다는 것을 시사한다. 한국 전기차 시장이 ‘국산 vs 수입’ 구도에서 ‘이미지 vs 가성비’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시라이언 7의 성공적인 시장 안착은 한국 전기차 소비자들이 ‘중국산’이라는 꼬리표 대신 완성도 높은 ‘가성비’라는 합리적 선택을 시작했음을 보여주는 지표로, 향후 국내 수입차 시장의 경쟁 구도 자체를 재편하는 중요한 신호탄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BYD는 국내 수입차 시장 진출 반년 만에 월 판매량 1000대를 돌파했다. 한국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지난 9월 BYD 브랜드 판매량은 1020대로 집계됐다. BYD가 국내 판매를 개시한 지난 3월 이후 월간 판매대수가 1000대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3월 국내 판매 시작 이후 판매량은 2967대로 집계됐다.
BYD는 수입차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애프터서비스(AS)도 강화하고 있다. BYD는 올해 말까지 총 25개 서비스센터로 네트워크를 확대해 전국 단위의 안정적인 AS 인프라를 구축할 계획이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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