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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지가 사무치게 고마울 것'…이슈 집어삼키는 최민희 [정치 인사이드]

입력 2025-10-28 19:19  


올해 국회 국정감사가 막바지로 들어서고 있는 가운데, '김현지(대통령실 부속실장) 국감'이 될 것이라던 당초 정치권의 전망과는 달리 '최민희(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장) 국감'으로 흘러가는 분위기다. '딸 결혼식 축의금 논란'으로 최 위원장이 김 실장 관련 이슈를 집어삼키면서다. 야권에서는 "김 실장이 최 위원장에게 사무치게 고마울 것"이라는 조롱마저 나오고 있다.


28일 구글 검색량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구글 트렌드'에 따르면 최근 나흘간(10월 25~28일) '최민희' 검색량이 '김현지'의 검색량을 넘어서는 현상이 벌어졌다. 지난 25일까지만 하더라도 김 실장의 관심도(64)는 최 위원장의 관심도(16)의 4배에 달했으나, 26일(김 실장 58, 최 위원장 33)부터 격차가 좁아지기 시작하더니 27일(최 위원장 61, 김 실장 45) 역전했다. 이튿날인 이날에는 오후 3시 기준 최 위원장의 관심도가 100을 기록하며 최고점을 찍었다. 같은 시각 김 실장의 관심도는 35에 그쳤다.


네이버 검색량 분석 서비스인 네이버 데이터랩에서도 비슷한 흐름이었다. 25일 기준 평균 검색량은 김 실장 71, 최 위원장 18에서 26일 김 실장 58, 최 위원장 30으로 좁혀졌고, 27일 최 위원장 100, 김 실장 53으로 뒤바뀌었다. 정치권 관계자는 최 위원장이 화제를 모으는 데 대해 "갑자기 '양자역학'을 얘기하더니, 오늘은 '노무현정신', '깨시민'을 말하고 있다"며 "대중 입장에서는 웃기고 황당한 뉴스 아니겠나"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는 '김현지 국감'이 될 것이라던 당초 예상과 달리 '최민희 국감'이 되고 있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김준일 시사평론가는 이날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서 "조희대로 시작해 김현지로 끝날 것이란 얘기들이 많았는데, 최민희로 끝나게 생겼다"며 "민주당에서 (최 위원장 논란) 얘기를 들어보면 거의 함구령 수준이다. 얘기 안 하려고 한다"고 했다. 또 "양자역학 공부하느라 몰랐다는 등 해명 하나하나가 희화화가 많이 된 것 같다"고도 했다.

국민의힘도 최 위원장이 김 실장 이슈를 다 집어삼키고 있다고 보는 분위기다. 일각에서는 최 위원장이 의도적으로 본인을 이슈화해 김 실장 논란을 진화하는 것이라는 취지의 의혹까지 제기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전날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요즘 시중에서는 김현지 전 총무 비서관보다 최민희 과방위원장이 더 뜨고 있다는 말들이 많다"고 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국정감사 MVP로 최민희 의원이 새로 등장하고 있다"고 했다.


전여옥 전 새누리당(국민의힘 전신) 의원은 이날 자신의 네이버 블로그에서 "김현지는 최민희가 뼈에 사무치게 고마울 것이다. 온 세상이 현지로 뒤덮여있었는데, 지금은 최민희로 난리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특히 최 위원장이 지난 26일 국회 본희장에서 보좌진에게 축의금 명단을 공유하다 언론 카메라에 포착된 것은 스스로 의도한 것이라는 주장도 폈다. 전 전 의원은 "저는 딱 본 순간 최민희가 일부러 노출시켰다는 감이 왔다"고 했다.

최 위원장을 둘러싼 이번 논란은 국회 상임위원장인 그가 국감 기간에 딸의 결혼식을 국회에서 치르는 데 더해, 모바일 청첩장에 축의금 '카드 결제' 기능까지 담겼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불거졌다. 여기에 "양자역학을 공부하느라 딸 결혼식에 신경을 못 썼다"는 해명을 내놔 논란이 가열된 지난 26일에는 본회의장에서 축의금 명단과 액수를 보좌진에게 전달하는 장면이 포착되면서 정점에 치닫고 있다. 최 위원장은 축의금을 반환하는 과정이라고 해명했으나, 야권에서는 청탁금지법 위반 등을 주장하며 형사고발까지 거론하는 형국이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최 위원장이 야권의 노림수에 말려든 것이라면서도 결과적으로 당 지도부에는 부담을 주고 있다는 말들이 나온다. 한 민주당 관계자는 "개인사라서 억울한 측면이 있을 것이다. 그런데 굳이 해명하는 과정에서 국민의힘 노림수에 말려든 것 같다"면서도 "그렇게 커진 이슈가 당 지도부에게 부담이 되는 측면도 있을 것"이라고 했다. 최용선 민주연구원 부원장은 지난 26일 '국민맞수'에서 "오얏나무 아래서 갓끈을 매면 안 된다"면서 "'과방위원장으로서 과하게 반응하고 있는 게 아닌가'라는 당내 여론이 있다. 당내에서 좀 무겁게 받아들이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개인사 논란 속 '노무현 정신'을 언급한 최 위원장에 대한 공개 비판도 나왔다.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 사위인 곽상언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노무현의 정치는 자신의 이익이 아니라 공동체의 이익을 우선한다. 가치를 무시하고 이익을 추구하는 것, 공동체의 이익이 아니라 자신의 이익을 위해 선택하는 것, 자신의 이익을 위해 타인의 이익과 공동체의 가치를 해하는 것, 노무현 정신이 아니다"라며 "적어도, 엿장수 마음이 노무현 정신은 아닐 것"이라고 했다. 최 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서 "다시 노무현 정신으로 무장해야 할 때다. 결국은 시민의 힘"이라며 "깨어있는 시민의 조직된 힘!"이라고 한 바 있다.

반면 최 위원장을 옹호하는 반응도 있다. 박수현 의원은 지난 27일 밤 페이스북에서 "저는 최민희 의원을 보면서 부끄러웠다. 저는 최 의원처럼 '이해충돌 축의금'을 골라내지도 못했고, 돌려줄 용기는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면서 "전체 국회의원 중에 최 의원처럼 한 국회의원이 있다는 말을 지금껏 저는 들어보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너희 중에 죄 없는 자가 먼저 돌로 쳐라'라는 성경 구절도 인용했다. 박지원 의원도 이날 유튜브 '매불쇼'에서 "최 위원장이 인정하고 (축의금을) 돌려주는 용기를 평가하자"고 했다.

김미애 국민의힘 의원은 박 의원의 최 위원장 감싸기와 관련 "유유상종인가, 나는 자녀 결혼식을 동료 국회의원 누구에게도 알리지 않는 의원도 봤다"면서 "자녀 결혼식 때 일체의 화환, 축의금을 받지 않는 국회의원, 청첩장에 축의금 입금 계좌를 표시하지 않은 의원도 많이 봤다"고 응수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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