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이 기술자립과 신뢰기반 협력을 두 축으로 하는 인공지능(AI) 전략을 한국과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AI 발전 모델로 제시했다.SK그룹은 28일 2025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최고경영자(CEO) 서밋 부대행사 ‘퓨처테크포럼 AI’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는 경북 경주시 경주엑스포대공원 문무홀에서 SK그룹 주관으로 열렸다.
퓨처테크포럼 AI는 ‘AI 시대의 도전과 기회, 국가 AI 생태계 전략과 해법 모색’을 주제로 미국·싱가포르·페루 등 APEC 주요 참가국 정부·기업·학계 주요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국내에서도 글로벌 AI 정책과 산업 현장에 대해 AI 리더들과 교류하려는 여러 인사들이 현장을 찾았다.
최태원 회장과 하정우 대통령비서실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 매트 가먼 아마존웹서비스(AWS) CEO, 최수연 네이버 대표, 김경훈 오픈AI 코리아 총괄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 사이먼 밀너 메타 부사장 등 AI 업계를 선도하는 국내외 인사들이 연사·토론을 통해 함께했다.
글로벌 AI 석학으로 꼽히는 최예진 미국 스탠포드대 인간중심AI연구소(HAI) 교수, 니틴 미탈 딜로이트 글로벌AI리더 등도 참석해 AI 생태계 발전방향에 관한 의견을 공유했다.
최 회장은 ‘AI 생태계 구축’을 주제로 한 환영사에서 "AI를 빼고는 비즈니스 화제가 없다. 관세 문제에서도 AI가 논의되고 있다"며 AI가 국가의 성장엔진이자 안보자산으로 꼽히는 현재 상황을 진단했다.
오픈AI의 챗GPT를 ‘AI 쇼크’로 칭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글로벌 강대국들이 AI 인프라를 구축하고 자신의 기술을 전 세계에 확산하는 전략 경쟁에 나선 동향을 소개했다.
최 회장은 AI를 하는지, 하지 않는지에 따라 개인·기업·국가 간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국가마다 AI 해법이 다른 상황에서 한국의 사례로 민관 협력 기반 AI 컴퓨팅 인프라 구축,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등의 ‘기술자립’, 글로벌 AI 기업과의 ‘신뢰기반 협력’을 강조했다. 최 회장은 "조화롭게 잘 가져가는 게 과제가 될 것"이라고 했다.
신뢰기반 협력 사례로는 SK그룹이 AWS와 진행 중인 ‘SK AI 데이터센터 울산’ 구축, 오픈AI와 추진 중인 ‘스타게이트’ 협력을 꼽았다.
지난해 AI 발전의 제약 요소로 지목한 반도체, 에너지 등의 부족현상(병목현상)에 관해선 "한국 혼자서 다 풀어낼 수 있다고 보지는 않지만 한국은 새롭고 빠르게 적응해 병목현상을 풀어내는 테스트베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경험과 역량을 바탕으로 AI가 한국에서 가장 빠르게 확산·진화할 것으로 예상하면서 한국이 글로벌 AI 업계의 벤치마킹 대상이 될 뿐 아니라 AI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놨다.
참석자들은 나라마다 특화된 AI 생태계를 구축하는 것이 AI가 일상에 뿌리내리는 길이라는 데 뜻을 같이했다. 하정우 수석비서관은 기조연설을 통해 이재명 정부의 ‘AI 3대 강국 전략’을 소개하면서 “전방위적으로 고품질의 특화 데이터를 확보하고 AI 고급 인재 양성을 집중 지원해 AI 혁신 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AI 발전에는 기업과 국민, 글로벌 파트너의 협력이 토대가 돼야 하는 점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최 회장이 제시한 기술자립과 신뢰기반 협력에 공감을 표했다.
매트 가먼 CEO와 니틴 미탈 글로벌AI리더는 ‘AI와 지역 혁신의 미래’에 대해 대담을 진행했다. 지역균형발전에 기여하는 AI의 미래에 대한 경험과 방향을 공유했다. 최수연 대표와 김경훈 총괄대표, 사이먼 밀너 부사장은 자사의 AI 혁신과 산업 적용 경험을 소개했다.
유영상 대표는 하정우 수석비서관, 김경훈 총괄대표, 최예진 교수, 니틴 미탈 리더와 APEC 국가의 AI 혁신·윤리·성장을 주제로 30여분간 의견을 주고 받았다.
SK그룹 관계자는 "전 세계 이목이 모인 2025 APEC을 계기로 마련한 퓨처테크포럼 AI에서 글로벌 AI 이해관계자들과 나눈 자립과 협력 두 축의 AI 발전 전략이 한국과 아시아·태평양을 넘어 글로벌 AI 미래전략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며 “다음 달 3일 SK AI 서밋에서도 SK가 추구하는 자립과 협력의 가치 창출형 AI 생태계 방향을 만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kd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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