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국 내 스판덱스 생산업체도 사정이 비슷하다. 화펑케미컬의 지난해 순이익은 전년 대비 35% 감소했다. 옌타이타이허와 바이루 등도 공장 가동률이 떨어지고 제품 가격이 하락해 수익성이 악화하고 있다. 스판덱스 관련 신규 설비 투자도 줄고 있다. 스판덱스 증설 규모는 올해 16만t에서 내년 7만t으로 반 토막 날 것으로 예상된다.
스판덱스 수요 감소의 가장 큰 원인은 레깅스 시장 축소다. 리테일 데이터 분석업체 에디티드에 따르면 여성용 운동복 하의 시장에서 레깅스가 차지하는 비중은 2022년 46.9%에서 작년 38.7%로 떨어졌다. 시장 중심이 조거, 트랙 팬츠, 와이드 팬츠 등 헐렁한 ‘루즈핏’ 제품으로 이동해 레깅스 독주 구도가 빠르게 무너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경쟁사 알로요가 등도 루즈핏 팬츠와 트랙 팬츠 비중을 크게 높이며 시장 변화에 대응하고 있다. 알로요가는 몸에 딱 붙지 않는 여유 있는 바지형 운동복을 주력 상품으로 내세워 매출을 늘리고 있다.
국내 브랜드도 대응에 나섰다. 안다르는 남성 라인을 확대하고 골프, 트레이닝복 등 일상복형 제품으로 영역을 넓혔다. 뮬라웨어는 수영복과 요가복을 결합한 ‘스윔레저’ 콘셉트로 제품 포트폴리오를 재편하고 있다. 과거 레깅스 중심으로 성장한 이들 기업은 ‘라이프스타일 웨어’로 중심축을 옮겼다.
기업들의 전략 변화는 핵심 소비층이던 MZ세대가 몸매를 강조한 레깅스를 선호하지 않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특히 10~20대인 Z세대는 중성적이고 편안한 실루엣을 선호하는 현상이 짙어지고 있다. 패션 전문 매체 비즈니스오브패션(BoF)은 최근 “10년 넘게 옷장을 지배해온 레깅스는 이제 더 이상 젊은 소비자의 기본 아이템이 아니다”며 “심지어 헬스장에서조차 레깅스를 입는 사람이 줄고 있다”고 보도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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