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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 들면 '체중'보다 더 중요…건강 상식 뒤집은 '반전' 결과 [1분뉴스]

입력 2025-10-28 20:07  



최근 국내 연구진이 시행한 대규모 노인 대상 연구에서 체중보다 '허리둘레'가 암 발생 위험을 가늠하는 더 정확한 지표라는 분석이 나왔다.

고대구로병원 내분비내과 장수연 교수 연구팀은 2009년 국가건강검진을 받은 65∼80세 노인 24만7625명을 대상으로 체질량지수(BMI)와 허리둘레(WC) 수치에 따른 암 위험을 추적했다.

연구팀은 이들을 각각 4개 그룹으로 나눠 2020년까지 11년 동안 살폈다. 그 결과, BMI가 높을수록 오히려 암 위험이 낮아지지만 허리둘레가 클수록 암 위험이 뚜렷이 증가하는 '상반된 연관성'이 관찰됐다.

BMI의 경우, 수치가 높은 그룹일수록 가장 낮은 그룹보다 암 발생 위험이 각각 8%, 10%, 12% 감소했으며 BMI가 한 단위 증가할 때마다 암 위험은 5.4% 줄었다. 이 같은 경향은 여성보다 남성에게서 두드러졌다.

기존 연구에서는 BMI를 기준으로 비만도가 높을수록 염증 반응과 인슐린 저항성 등을 유발해 암 위험을 높인다고 알려졌었다. 하지만 이번 연구는 '노인 비만'에 한해서는 이 같은 공식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연구팀은 "높은 BMI는 단순히 지방이 많다는 의미가 아니라, 근육량이 유지되고 영양 상태가 좋은 '건강한 체형'을 반영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특히 노인층에서는 정상 체중 자체가 단순한 건강의 지표가 아닐 수 있으며, 체성분 구성이나 지방의 분포를 반영하지 못하는 BMI는 노인의 비만 지표로서 한계를 가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허리둘레는 클수록 암 위험이 확실히 커졌다.

허리둘레가 가장 큰 그룹은 가장 작은 그룹보다 암 발생 위험이 14.6% 높았고, 한 단계 높아질 때마다 평균 7.2% 증가했다.

더욱 주목할 점은 정상 체중 범위(BMI 18.5∼23)에서도 허리둘레가 크면 암 위험이 유의미하게 증가했다는 사실이다. 겉보기엔 마른 편이더라도 복부에 지방이 많은 '숨은 비만형 노인'은 암 위험군에 속할 수 있다는 뜻이다.

연구팀은 "허리둘레는 내장지방의 양을 반영하는데, 이 내장지방은 대사 이상과 염증을 유발해 종양 형성을 촉진한다"면서 "이 같은 경향은 특히 남성 노인에게서 더 강하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한국 노인을 대상으로 BMI와 허리둘레가 암 발생과 반대 방향의 관계를 갖는 경향을 처음으로 규명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장수연 교수는 "정상 체중이라고 안심하지 말고, 복부비만은 반드시 관리해야 한다"면서 "특히 공복혈당장애가 있거나 음주·흡연 습관이 있는 노인의 경우 체중보다 허리둘레를 건강 지표로 삼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한편,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프론티어스 인 온콜로지(Frontiers in Oncology)' 최신호에 발표됐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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