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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업그레이드에 100억 쏟아부었다…왜 경주였나 [APEC 2025]

입력 2025-10-29 15:14   수정 2025-10-29 15:37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CEO(최고경영자) 서밋이 역대 최대 규모로 공식 개막하며 세계의 관심을 받는 도시로 부상했다.

이 대통령은 29일 특별연설을 통해 "보호무역주의와 자국 우선주의가 고개를 들며 당장 생존이 시급한 시대에서 포용과 상생이 공허하게 들리는지 모르겠다"면서도 "위기일수록 역설적으로 연대의 플랫폼인 APEC의 역할이 더 빛을 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경주 목조건축물 중 수막새라는 전통 기와가 있는데, 서로 다른 기왓조각을 단단히 이어 비바람으로부터 건물을 지키는 지붕을 완성한다"면서 "이처럼 인적·물적 제도의 연결이야말로 APEC의 성장을 위한 지붕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곳 경주엔 첨성대가 있다. 데이터를 기반으로 별의 움직임을 읽어 낸 첨성대처럼 인공지능 또한 지성의 엔진 될 것"이라며 "대한민국은 이번 정상회의에서 인공지능 이니셔티브를 제안할 것이다. 모두를 위한 비전이 APEC의 뉴노멀로 자리 잡길 기대한다"고 했다.

이 대통령은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가 신라의 수도였다는 점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천년왕국 신라는 패권 경쟁과 외세의 압박 속에도 시종일관 외부 문화와의 교류와 개방을 멈추지 않았다"며 "그 힘으로 분열을 넘어 삼국을 통일하고 한반도에 통합의 새 시대를 열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날마다 새로워지며 사방을 아우른 신라의 정신이야말로 이번 APEC 정상회의의 주제인 '연결·혁신·번영'의 가치와 맞닿아 있다"고 설명했다.



또 최근 세계적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를 언급하며 "아이돌과 팬들이 어둠을 물리치는 '혼문'을 완성하기 위해 강력하게 연대한다. 연대와 협력이 우리를 더 밝은 미래로 이끄는 비결"이라고 했다.

31일 방송될 아리랑TV의 글로벌 토크 시리즈 'The Agenda'에서는 APEC 2025 특집편을 통해 '왜 개최도시가 경주였나'에 대해 설명했다.

신라 천 년의 수도인 경주는 불국사·석굴암 등 세계유산이 밀집한 '시간의 도시'이자, 포항·구미로 이어지는 첨단 산업벨트와 맞닿은 '미래의 도시'다. 보문호?동궁과 월지?월정교로 이어지는 야간 경관과 황리단길의 체험형 콘텐츠는 체류형 관광을 이끌고, 고속철도와 MICE 인프라는 국제회의 운영을 지원한다.

K-팝·영화·드라마를 넘어 웹툰·게임·한식·한국어까지, K-컬처는 세계와 한국을 잇는 '글로벌 소통의 언어'로 자리 잡았다. 이번 2025 APEC 홍보영상에도 K-팝 스타, 창작자, 스포츠 스타 등 한국의 유명인들이 대거 출연해 화제를 모았는데, 공개 직후 조회 수 1천만 회를 돌파하며 '문화로 소통하는 외교'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

김해나 교수는 "제가 가르치는 국제 학생들도 영상 속 인물을 바로 알아봤다. 언어를 넘어 문화가 통한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피터 빈트는 "이건 언어가 아니라 문화의 문제다. 어쩌면 APEC이 문화 중심 외교의 기회가 될 수도 있다"며 외교의 언어가 된 K-컬처의 역할을 강조했다.



외신도 APEC 정상회의 개최지인 경주에 관심을 가졌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28일(현지 시각) "문화유산은 풍부하지만 기반 시설은 부족하다"고 경주의 보완점을 지적했다.

NYT는 "한국의 개최 불안: 유서 깊지만 호텔이 부족한 도시"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K팝의 발상지인 한국이 경주에서 그 문화적 뿌리를 세계에 자랑하고 싶어 하지만, 방문객 다수의 첫 질문은 '어떻게 가고 어디서 묵을까'였다"고 전했다.

NYT는 경주가 유네스코(UNESCO) 세계유산으로 등재된 왕릉과 사찰 등 풍부한 문화유산을 자랑하지만, 국제공항이 없고 외국 귀빈과 대기업 대표단을 수용할 호텔도 충분하지 않다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이번 APEC 회의에는 미국·중국·일본 등 주요국 정상과 글로벌 CEO 등 약 2만명이 방문 중이다.



NYT는 "숙소난을 해결하기 위해 일부 크루즈선이 임시 호텔로 활용됐으며, 외국 대표단과 기자단이 숙박비 급등 속에 예약 확보에 분주했다"고 전했다. 주최 측은 경주 일대 호텔과 콘도, 기업 연수원 등을 정상급 숙소(PRS급)로 업그레이드하기 위해 100억원 이상을 투입했고, 그 결과 정상급 인사들은 경주 내 숙소를 확보했지만 일부 CEO들은 인근 도시에서 출퇴근해야 했다고 밝혔다.

행사장 준비 과정의 혼선도 지적됐다. NYT는 "국립경주박물관 중정에 건립된 목조 건물이 만찬장으로 사용될 예정이었으나 규모가 작고 화장실·조리시설이 부족해 '용도 부적합' 판정받았다"며 "결국 만찬 장소는 인근 호텔로 변경됐고, 해당 건물은 양자 회담장으로 활용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어 "한국은 불과 2년 전 2023 새만금 세계스카우트 잼버리 때도 위생·폭염·해충 문제로 국제적 비판을 받았다"며 "이번 APEC에서도 그때의 악몽이 재현될지 우려된다"고 보도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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