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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안나가고 '버티기' 소송전…시유지 무단점유하는 얌체족

입력 2025-10-29 17:55   수정 2025-10-30 14:48

서울 양재동 중소유통물류센터를 위탁 운영하던 두루조은협동조합은 관리비·인건비 장기 체납 등 협약 위반으로 2023년 2월 임대차 계약이 해지됐지만 인계를 거부하고 약 4개월간 시설을 무단점유했다. 서울시는 강제집행에 나서 시설을 인도받고, 그해 말 20억원대 변상금을 부과했다. 잇단 독촉·체납 고지에도 조합은 아직 변상금을 내지 않고 있다.

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땅과 건물 등 공유재산이 일부 ‘얌체족’의 무단점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천, 도로, 공원 등 공공용지를 무단 사용하는 사례가 14만 건을 넘었지만 부과된 변상금의 절반 가까이가 걷히지 않았다. 불법 점유 이후엔 소송을 제기해 시간을 끄는 버티기가 확산하면서 피해 규모는 커지고 있다.
◇변상금 1766억원…절반가량 미징수
29일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시·도 공유재산 무단점유 변상금 부과·징수 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17개 시·도가 부과한 무단점유 변상금은 1766억여원(14만4340건)에 달했다. 이 중 징수된 금액은 1011억여원(57.2%)으로 755억여원이 미징수 상태다.

무단점유는 지자체 재산을 허가 없이 사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도로, 하천, 공원, 문화재 주변 부지 등에 무단 시설물을 설치하거나 사적 용도로 점유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자체는 무단점유가 확인되면 ‘점유기간×재산가액×5% 요율×120% 가산율’로 산정한 변상금을 부과한다. 변상금은 합법 사용료보다 약 20% 높게 부과된다. 현장에선 무단점유로 얻는 영업이익이 이를 웃돌면 납부 지연과 소송으로 시간을 끄는 ‘버티기 점유’가 빈발하고 있다.

무단점유는 해마다 4만~5만 건 수준으로 고착됐고, 변상금 부과액만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지자체별로는 서울시 861억원, 경기도 394억원, 부산시 205억원 등이다. 집행 과정에서 투입되는 지방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간업자들이 공유재산을 무단 점유해도 지자체는 법적 대응에 투입할 예산·인력이 부족해 행정력이 달리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아인스월드·DDP 카페도 ‘버티기’
무단점유의 대표 사례는 아인스월드(세계유명건축물 테마파크)다. 운영사인 아인스월드는 허가 기간이 만료된 2020년 3월부터 지난해 8월까지 경기 부천시 시유지 약 5만8000㎡를 점유했다. 부과된 변상금만 328억원(연체료 포함)에 달하지만 소송을 이어가고 있는 상황이다.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층 286㎡ 규모 카페 공간도 민간업체의 무단 점유가 계속되고 있다. 우일TS(상호 ‘카페 드 페소니아’)는 2023년 3월 계약 만료 이후에도 영업을 계속하자 서울시는 변상금 4억4699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카페 측은 변상금을 내지 않았고 서울시가 매출채권압류 등을 통해 4800만원가량을 추심했다. 지난 7월 명도 소송 1심에서 서울시가 승소하자 이 업체는 곧바로 항소했고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까지 제기해 지금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전국에서 14만 건이 넘는 무단점유가 반복되고, 수백억원의 변상금이 미징수된 것은 큰 문제”라며 “악의적 무단점유에 대해서는 강력한 행정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용훈/최해련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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