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지방자치단체가 소유한 땅과 건물 등 공유재산이 일부 ‘얌체족’의 무단점유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하천, 도로, 공원 등 공공용지를 무단 사용하는 사례가 14만 건을 넘었지만 부과된 변상금의 절반 가까이가 걷히지 않았다. 불법 점유 이후엔 소송을 제기해 시간을 끄는 버티기가 확산하면서 피해 규모는 커지고 있다.
29일 김성회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행정안전부에서 받은 ‘시·도 공유재산 무단점유 변상금 부과·징수 현황’에 따르면 2022년부터 지난해까지 전국 17개 시·도가 부과한 무단점유 변상금은 1766억여원(14만4340건)에 달했다. 이 중 징수된 금액은 1011억여원(57.2%)으로 755억여원이 미징수 상태다.무단점유는 지자체 재산을 허가 없이 사용하는 행위를 말한다. 도로, 하천, 공원, 문화재 주변 부지 등에 무단 시설물을 설치하거나 사적 용도로 점유하는 경우가 대표적이다. 지자체는 무단점유가 확인되면 ‘점유기간×재산가액×5% 요율×120% 가산율’로 산정한 변상금을 부과한다. 변상금은 합법 사용료보다 약 20% 높게 부과된다. 현장에선 무단점유로 얻는 영업이익이 이를 웃돌면 납부 지연과 소송으로 시간을 끄는 ‘버티기 점유’가 빈발하고 있다.
무단점유는 해마다 4만~5만 건 수준으로 고착됐고, 변상금 부과액만 계속 불어나는 추세다. 지자체별로는 서울시 861억원, 경기도 394억원, 부산시 205억원 등이다. 집행 과정에서 투입되는 지방재정 부담도 커지고 있다. 한 지자체 관계자는 “민간업자들이 공유재산을 무단 점유해도 지자체는 법적 대응에 투입할 예산·인력이 부족해 행정력이 달리는 형편”이라고 말했다.
서울 중구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 아트홀 1층 286㎡ 규모 카페 공간도 민간업체의 무단 점유가 계속되고 있다. 우일TS(상호 ‘카페 드 페소니아’)는 2023년 3월 계약 만료 이후에도 영업을 계속하자 서울시는 변상금 4억4699만원을 부과했다. 하지만 카페 측은 변상금을 내지 않았고 서울시가 매출채권압류 등을 통해 4800만원가량을 추심했다. 지난 7월 명도 소송 1심에서 서울시가 승소하자 이 업체는 곧바로 항소했고 변상금 부과처분 취소 소송까지 제기해 지금도 영업을 이어가고 있다.

김 의원은 “전국에서 14만 건이 넘는 무단점유가 반복되고, 수백억원의 변상금이 미징수된 것은 큰 문제”라며 “악의적 무단점유에 대해서는 강력한 행정조치를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권용훈/최해련 기자 fac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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