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능을 2주 앞두고 집중력과 체력을 높이기 위해 건강기능식품과 의약품을 찾는 수험생이 늘고 있다. SNS를 중심으로 ‘집중력 강화’ ‘피로 해소’ 등을 내세운 후기와 각종 의약품을 칵테일처럼 음료에 섞어 마시는 조합법이 유행하면서 수험생들이 약물 남용 위험에 노출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고3 수험생 정모양은 수능을 앞두고 이달 초부터 29일까지 꾸준히 SNS에서 유행 중인 ‘피로 해소 칵테일’을 마시고 있다. 카페인이 들어 있는 에너지 음료에 고함량 비타민C를 섞어 마시는 방식이다. 정양은 “효과를 봤다는 후기가 SNS에 많고 친구들 사이에서도 관련 글이 활발히 공유돼 먹게 됐다”고 말했다.
약국에서도 SNS에서 유행 중인 ‘수험생 영양제 세트’를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서울 남대문의 한 대형 약국은 이달부터 계산대 앞에 ‘수험생 공부 세트’를 진열했다. 아미노산과 비타민B가 함유된 일반의약품에 비타민C, 홍삼 성분 건강기능식품을 묶어 구성한 제품이다.
약사들 사이에서는 이런 세트 상품이 상업적 마케팅 성격이 짙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약사는 “(영양제 세트 섭취의) 효과가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그렇다고 큰 도움이 된다고 보기는 어렵다”며 “수험생들이 많이 찾다 보니 그에 맞춰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필요한 성분보다 가격이 비싼 제품을 끼워 파는 경우도 적지 않다”고 귀띔했다.
최근에는 비대면 진료가 확산하면서 전문의약품 처방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대표적인 약이 인데놀이다. 교감신경 작용을 차단하는 약물로, 고혈압이나 부정맥 치료에 주로 사용된다. 일부 수험생은 긴장과 떨림을 줄이기 위해 이 약물을 처방받는다.
수험생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전문의약품임에도 어렵지 않게 구할 수 있다는 후기가 잇따른다. 고3 수험생 김모군은 “SNS를 통해 비대면 진료로 처방받는 방법을 알게 됐다”며 “대면 진료에서도 별다른 검사 없이 처방해주는 병원 리스트가 함께 공유되고 있다”고 말했다.
심경원 이대목동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인데놀은 비교적 안전한 약으로 꼽히지만 심박수를 떨어뜨리는 약물인 만큼 사전 검사가 필요하다”며 “‘다른 사람들이 먹으니 괜찮다더라’는 식의 무분별한 복용은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미경 기자 capital@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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