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붐이 부른 ‘메모리 반도체 슈퍼사이클’에 제대로 올라탔다. 이번 슈퍼사이클은 빅테크의 클라우드 투자가 불을 붙인 2017~2018년 호황기보다 더 길고 강할 것이란 게 SK하이닉스의 설명이다. 일반 서버 교체 수요와 AI 서버 신규 투자 수요에 더해 자율주행차, 로봇 등 과거엔 없던 새로운 수요가 끊임없이 창출되고 있어서다.
고대역폭메모리(HBM)와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등 ‘AI 반도체 최강자’로 꼽히는 SK하이닉스엔 더할 나위 없는 호시절이다. SK하이닉스는 ‘AI 붐’을 한껏 누리기 위해 신규 공장 가동 시점을 앞당기기로 했다.
SK하이닉스의 3분기 실적(연결 기준)은 매출(24조4489억원)과 영업이익(11조3834억원) 모두 역대 최대치다. 2분기에 세운 기록(매출 22조2320억원·영업이익 9조2129억원)을 한 분기 만에 갈아치웠다. 1년 전과 비교하면 매출, 영업이익이 각각 39.1%, 61.9% 늘었다. 순이익은 12조5975억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9% 증가했다.일등 공신은 HBM이다. ‘큰손’ 엔비디아의 제1 공급사 자리를 지킨 덕분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HBM 시장 점유율은 58%에 이른다. 일반 D램보다 수익성이 높은 HBM 매출은 지난 3분기 SK하이닉스 전체 D램 매출의 40%를 차지했다. HBM 최강자로 올라선 덕분에 SK하이닉스는 전체 D램 시장에서 세 분기 연속 1위(점유율 35%) 자리를 지켰다.
AI 서버 수요 증가로 고용량 더블데이터레이트(DDR)5 판매가 확대된 것도 힘을 보탰다. 128GB(기가바이트) DDR5 출하량은 전분기 대비 두 배 이상 늘었다. 메모리 기업들이 HBM 생산에 집중하면서 범용 D램 가격이 상승한 것도 실적 상승에 한몫했다.
수요는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지만,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상황이다. 메모리 업체들이 생산라인을 수익성 높은 HBM에 최대한 많이 배정하면서 범용 D램 생산 여력이 줄어들어서다. 김 부사장은 “공급이 부족한 탓에 DDR5는 생산 즉시 고객에게 넘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물량이 부족하기는 HBM도 마찬가지다. SK하이닉스는 내년 생산물량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사에 이미 완판했다. 내년 주력이 될 HBM4는 4분기부터 출하하기 시작해 내년부터 본격 판매에 나설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AI가 촉발한 메모리 슈퍼호황으로 최소 2027년까지 공급 부족이 이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규 공장 가동 시점도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2027년 상반기로 예정된 용인 반도체클러스터 1기 팹의 가동 시점을 메모리 수요 증가 속도와 M15X 램프업(가동률 확대) 속도를 감안해 최대한 앞당기기로 했다.
김채연/황정수 기자 why29@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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