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9일 조 사장은 ‘APEC CEO 서밋’ 행사가 열린 경주 예술의전당 미팅 룸에서 가먼 CEO를 만났다. 조 사장은 30분간의 미팅 직후 한국경제신문과 만나 “데이터센터용 HVAC 공급에 관한 내용이 주요 대화 주제였다”며 “앞으로 (HVAC) 사업이 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AWS는 아마존의 클라우드 부문 자회사다. 글로벌 클라우드 시장 점유율 30% 이상으로 독보적 1위 업체다. 세계 37개 지역에서 클라우드 운영을 위한 데이터센터도 가동하고 있다. 최근 AWS는 AI 구현의 핵심 인프라인 데이터센터를 공격적으로 확장하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에 200억달러 규모 인프라 구축을 추진 중이다.
가먼 CEO는 이날 CEO 서밋 연설에 앞서 이재명 대통령과 따로 면담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2031년까지 인천, 경기 일대 신규 AI 데이터센터 건설 등 50억달러(약 7조원) 규모 투자 계획을 밝혔다. 올 6월 SK그룹과 손잡고 울산에 신규 AI 데이터센터를 설립하겠다고 발표한 데 이어 추가 투자를 공약한 것이다. SK와는 7조원을 공동 투자해 2027년 데이터센터를 가동하는 게 목표다. 약 6만 장 규모의 AI 반도체가 들어갈 예정이다.
LG전자는 HVAC 매출 확대를 위해 빅테크와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MS) AI 데이터센터에 HVAC의 한 종류인 칠러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했고, 4월에는 HVAC 세계 1위 일본 다이킨을 제치고 싱가포르 초대형 물류센터 일감을 따냈다. 세계 1위 AI 칩 회사인 엔비디아에 액체 냉각 솔루션을 연내 납품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올해 AI 데이터센터용 냉각 솔루션 수주를 지난해 대비 세 배 이상 늘리는 것이 LG전자의 목표다. 조 사장이 AWS의 데이터센터 공급망 진입에 사활을 거는 이유다.
이날 조 사장과 가먼 CEO는 피지컬 AI 분야와 관련해서도 심도 있는 대화를 나눴다. 조 사장은 “가먼 CEO와 아마존의 물류·로보틱스 기술 개발 및 운영 노하우를 LG전자 로봇 파운데이션 모델(RFM) 개발에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해 대화했다”며 “기업 간 거래(B2B) 시장 고객들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솔루션을 논의했다”고 설명했다.
가먼 CEO는 조 사장과 회동한 이후 국내 재계 총수를 잇달아 만나 협력 가능성을 타진했다. 허태수 회장과는 30분간 AI 전환을 주제로 대화를 나눴다. 미팅 직후 허 회장은 “AI 관련 에너지, 건설 등에서 포괄적으로 협력하는 방안을 논의했다”고 말했다. 신동빈 회장 역시 가먼 CEO와 AI 사업과 관련해 접점을 모색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주=강해령 기자 hr.ka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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